제주 저염분수 유입 촉각…어업지도선 예찰 강화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도가 여름철 불청객인 저염분수 유입으로 인한 수산생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어업지도선으로 예찰 활동을 강화한다.
제주도는 30일부터 오는 9월 30일까지 2주 간격으로 5차례 어업지도선인 삼다호를 띄워 서쪽 해상에서 저염분수의 유입 상황을 관찰한다고 27일 밝혔다.
도는 저염분수의 이동을 철저히 감시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양쯔강 하류 대통 지역의 방류량과 수위자료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달 17일에는 대통 지역의 방류량이 초당 4만9천t을 넘어가자 곧바로 종합대책반을 설치했다.
도 해양수산국 수산정책과장, 해양수산연구원 해양수산자원과장, 행정시 해양수산과장, 지구별 수협 지도상무, 어류양식수협 지도상무, 제주대학교 지구해양과학과 문재홍 교수 등으로 꾸려진 종합대책반은 30일부터 저염분수가 소멸될 때까지 운영된다.
도는 저염분수 유입 정도에 따른 단계별 행동요령도 발표했다.
1단계로 수온 27도 이상의 저염분수가 연안 18㎞ 해상까지 유입되면 이 사실을 행정시와 수협, 어촌계, 양식장에 통보하고 마을어장과 육상양식장에 대한 예찰을 강화한다.
2단계로 저염분수가 마을어장에 유입되면 다이버나 해녀를 투입해 수산생물 생육상태를 수중조사하고, 3단계로 저염분수의 마을어장 유입기간이 3일 이상 지속하면 유용한 수산생물을 포획해 안전한 곳으로 옮긴다.
마지막 단계는 수산생물이 폐사하면 폐사한 생물을 수거해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복구 계획을 마련해 복구 작업을 벌인다.
저염분수란 여름철 폭우가 쏟아지면서 중국 양쯔강 하구로 유출된 대량의 담수가 바닷물과 섞여 염분농도가 28psu 이하로 낮아진 물덩어리(수괴)를 말한다. 상대적으로 수온이 높은 이 물덩어리는 북동 방향으로 이동해 제주 해협을 지나 동해로 흘러간다.
저염분수는 소라, 전복과 같이 이동력이 떨어지는 저서생물의 삼투압 조절 능력에 영향을 줘 폐사하게 한다. 높은 수온은 수중의 산소포화도를 낮추고 미생물이 유기물 분해 능력을 향상시켜 산소를 더욱 빠르게 소모시킴으로써 산소 부족 상태로 몰고 간다.
이 같은 저염분수는 지난 1996년 제주에 유입돼 큰 피해를 줬다. 당시 19∼25psu의 저염분수가 도내 마을어장(714㏊) 수심 5m 이내까지 유입돼 소라와 전복 등 수산생물 약 184t이 폐사했다. 피해 규모는 59억원에 달했다.
2003년과 2004년, 2010년에도 제주 마을어장에 28psu 이하의 저염분수가 유입돼 2단계 행동요령이 발령됐으나 큰 피해 없이 자동으로 소멸했다. 2011년에는 제주도 서쪽 약 20㎞ 해역에 28.9psu 이하의 저염분수 출현이 예상됐으나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피해 없이 소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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