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 등 염증질환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충남대 조은경 교수팀, 염증반응 억제 핵수용제 단백질 발견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핵수용체로 불리는 세포내핵 단백질의 발현을 조절해 패혈증과 같은 난치성 염증질환을 치료할 가능성을 열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충남대 조은경 교수와 육재민 교수 등으로 이뤄진 연구팀이 핵수용체 'ERR알파'(ERRalpha·고아핵수용체)가 염증을 억제하는 세포내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이뮤니티'(Immunity) 7월호에 실렸다.
핵수용체는 새포내핵에 존재하면서 주로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과 결합해 핵 안으로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로, 유전자의 전사(DNA를 RNA로 만드는 과정)를 조절함으로써 생명현상과 질환의 발생·진행 등을 조절한다고 여겨지는 물질이다.
이 가운데 ERR알파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와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조절하며 심혈관계 질환이나 비만, 당뇨병, 암 등의 발병에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나 난치성 염증질환에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조 교수팀은 ERR알파 결핍 생쥐에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세포 내 단백질 'A20'이 감소해 있음을 발견하고 연구에 착안했다.
조 교수팀은 ERR알파가 결핍된 생쥐에게 패혈증 유발 물질인 LPS를 투여하자 염증지수가 약 300배 증가해 72시간 내 70∼80%가 사망한 반면 ERR알파가 정상적으로 발현되는 정상 생쥐의 골수를 이식하면 염증지수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돼 생존률이 90% 이상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ERR알파가 활성화되면 세포 내에 있는 염증억제단백질(A20)을 깨워 활동하게 함으로써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조은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핵수용체 ERR알파를 이용해 최근 고령화, 도시화, 생활습관의 변화로 증가하는 난치성 염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라며 "ERR알파를 활용한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패혈증은 박테리아가 번식하면서 그 독소가 혈액 속에서 염증을 일으켜 발생하는 질환으로 중증일 경우 사망률이 65%에 이르지만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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