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섬 관광 활성화' 뱃삯할인 예산 깎은 인천시

편집부 / 2015-07-27 10:18:13
재정난 이유로 작년 32억원→올해 20억원 대폭 삭감


'말로만 섬 관광 활성화' 뱃삯할인 예산 깎은 인천시

재정난 이유로 작년 32억원→올해 20억원 대폭 삭감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160여 개 섬의 가치를 재창조하는 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올해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인천시가 정작 핵심 섬 관광객 유인책인 뱃삯 할인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예산 삭감의 불가피성을 설명하지만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7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2008년 9월부터 인천에 주소를 둔 시민이 인천∼옹진·강화 섬 간 여객선을 이용하면 뱃삯의 절반을 지원하고 있다.

같은 해 제정된 '인천시 도서지역 여객선 운임 등 지원 조례'에 따른 것으로 시는 인천 시민의 여객선 운임의 40%를 부담한다. 나머지 10%는 선사가 지원한다.

인천∼백령도 여객선의 경우 정상 왕복 운임은 13만원이지만 인천 시민은 절반인 6만5천원만 내고 탈 수 있다.

사업 첫해인 2008년 4개월간 인천 시민 8만7천여명이 뱃삯 할인을 받았으며 이듬해부터는 매년 25억∼36억원 안팎의 예산이 투입돼 34∼42만명 가량이 혜택을 받았다.

뱃삯 할인을 시작한 2009년 이후 서해 5도를 포함한 인천 섬 지역(연륙교 놓인 영흥도 제외)을 찾은 관광객은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일어난 2010년을 제외하고 매년 늘었다.

이 지역 관광객 수는 2009∼2012년까지 62만∼74만명 안팎을 유지하다가 2013년에는 처음으로 8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해 세월호 사고와 올해 메르스 확산 등의 영향으로 섬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자 인천시는 지난 3월부터 올해 역점 추진사업으로 '섬 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프로젝트 시작 전 인천도시공사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연구를 토대로 발표한 '섬 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력사례·방향' 자료에 따르면 섬 방문 때 가장 큰 장애요인은 고가의 여행 비용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서울∼부산 간 왕복 우등버스 요금이 6만8천4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할인을 받아야 인천∼백령도 여객선 요금이 그나마 버스 요금과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뱃삯은 관광객들에게 큰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는 재정난을 이유로 가장 중요한 섬 관광객 유인책인 뱃삯 할인 예산을 대폭 줄였다.

올해 인천 시민 뱃삯할인 예산은 지난해 32억9천500만원에 비해 30% 이상 줄어든 20억원으로 편성됐다. 사업 시행 이후 처음으로 10억원 이상 예산이 줄었다.

그나마 지난해 말 본예산 편성 전 시가 제출한 예산 10억원을 시의회가 심의 과정에서 증액한 것이다.

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 예산 20억원 중 14억원을 이미 소진해 남은 5억여원으로는 오는 9월 중순께 뱃삯 할인이 중단될 상황이다.

옹진군 관계자는 "행정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이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연속성이 중요하다"며 "9월까지 뱃삯을 할인해 주다가 10월부터 여객선 운임을 깎아 주지 않으면 항의가 빗발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재정난으로 모든 부서의 올해 예산이 삭감됐다"며 "옹진군이 군비 10억원 추가로 부담하는 방안을 군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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