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디지털 교과서' 11월 완성…미국 학교서 활용
유업재단, 워싱턴서 시안 공개…미국교사 30여명 참여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참전용사의 증언과 소장자료를 통해 한국전쟁을 미국의 일선 교육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디지털 교과서'가 올해 안에 만들어진다.
한국전쟁 유업재단(이사장 한종우)은 오는 11월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전 세계 60여 개국 역사·사회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되는 전국 사회학 총회를 통해 한국전쟁 디지털 교과서 완성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디지털 역사교과서는 재단이 2011년부터 축적해온 참전용사 인터뷰 700여 편과 6천여 점의 역사적 자료에 더해 미국 학생들이 직접 인터뷰를 통해 얻은 참전용사들의 증언들과 사진, 편지, 일기, 포스터 등 개인 소장자료들을 TV와 컴퓨터 모니터, 각종 재생기에서 동시 구현할 수 있도록 만든 소프트웨어다.
재단이 국가보훈처와 함께 추진하는 '한국전쟁 디지털 역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되는 디지털 역사교과서는 미국 중·고교의 역사 수업현장에서 직접 보조교재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어서, 미국의 자라나는 세대에게 한국전쟁의 역사적 의미와 교훈을 일깨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재단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후손들과 미국 중·고교 역사·사회교사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한국전 참전용사 청년봉사단 컨벤션센터를 열어 한국전쟁 디지털 역사교과서 시안을 발표했다.
한국전쟁 유업재단이 디지털 교과서 제작에 나선 것은 미국 중·고교 역사교과서에서 한국전쟁이 다뤄지는 비중이 너무 적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조지아 주 우드스톡 리버 리지 고교의 역사교사인 서맨사 프레이저와 캐슬린 릭키가 미국 내 10개 주요 역사교과서를 분석한 결과로는 한국전쟁이 취급되는 비중이 베트남전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한종우 이사장은 "교과서의 한 문단에 지나지 않은 간략한 설명만을 듣고 후세대들이 이 전쟁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바라는 것은 무리"라며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어 수업에 활용할 경우 한국전쟁의 중요성과 교훈을 미국의 젊은 세대들이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완근 국가보훈처 차장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억하려는 후손들과 미국 교사들의 노력이 결국 디지털 역사교과서라는 형태로 나타났다"며 "너무 감사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래리 키너드 한국전 참전용사 연합회장은 "참전용사들이 한국전쟁에서 일궈낸 업적은 대단하다"며 "디지털 역사교과서를 통해 미국의 새로운 세대들이 잊혀가는 한국전쟁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디지털 역사교과서 제작에는 미국 중·고교 역사·사회 교사와 역사학자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 이사장은 설명했다. 이들 교사는 참전용사 인터뷰 내용을 일일이 전자기록화하고 관련 메타데이터를 입력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조지아 주 리버 리지 고교와 텍사스 주 댈러스시 알렌 고교에서는 디지털 역사교과서와 연계된 한국전쟁 웹사이트를 만들어 실제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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