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찾기' 나선 오바마, 경제·안보 실익도 챙길까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취임 후 처음으로 '아버지의 나라' 케냐를 방문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뿌리 찾기와 실리 챙기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지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간) 케냐행 비행기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해 4박 5일 동안 케냐와 에티오피아를 방문한다.
이번 방문의 하이라이트는 아버지의 친척들과 만나는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의원 시절인 지난 2006년 방문과 달리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 서부 코겔로를 가지 못하고 대신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행사와 우후류 케냐타 케냐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에 친척들이 초대받아 자리를 함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바마 대통령과 아프리카 대륙의 개인적 인연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된 오랫동안 기다려온 여행"이라며 "케냐 방문은 일종의 '귀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오바마 대통령의 '금의환향'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최초의 아프리카계 미국 대통령이면서도 불안정한 중동 정세와 아시아와의 동맹 강화에 몰두하느라 정작 아프리카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던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만의 아프리카 정책을 밝히고, 경제와 안보 분야 협력을 끌어내는 데 이번 방문의 진짜 목적이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따라서 그는 201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에서 처음 공개한 아프리카 지역 전력 확충사업인 '파워 아프리카' 계획을 구체화하고, '기아와의 전쟁' 구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아울러 무역, 기업활동, 안보 등을 이번 순방의 주요 의제에 올려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끌어내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특히 알카에다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세를 늘리는 데 맞서서 이들 국가와 안보 동맹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은 "테러 방지대책 문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이를 뒷받침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야심 차게 선언한 '파워 아프리카' 계획은 자금 지원을 맡은 미국 수출입은행의 재인가 무산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또한 이번 방문이 인권침해와 민주주의 훼손 우려를 받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시민단체들의 비판이 제기돼 순탄치 않은 방문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