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디 탈환전, IS와의 전쟁에서 분수령 기대
"미군 지도 이라크군 라마디 탈환전에 첫 참가"
카터 장관 방문 '선물'로 제공, 3천명 규모
라마디 탈환전, IS와의 전쟁에서 분수령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한 가운데 미군의 훈련을 받은 3천여 명 규모의 이라크군이 전략 요충 라마디의 탈환전을 위해 배치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미군 관계자들을 인용,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훈련과 장비 면에서 기존의 이라크 정부군보다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는 2개여단 규모 병력 투입 사실은 카터 국방장관의 이라크 방문에 때맞춰 나왔다. 이란 핵협상을 둘러싼 중동 우방의 우려를 달래기 위해 이스라엘과 싸우디 아라비아 방문에 나선 카터 장관은 21일 일정에 없던 이라크를 전격 방문했다.
카터 장관의 방문은 열악한 이라크 정부군의 전력 증강에 대한 정부의 의지와 이슬람국가((IS) 격퇴에 필요한 수니파 민병대원의 모병 상황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5월 IS에 내어준 서부 전략 요충 라마디 탈환작전을 앞두고 이뤄져 주목을 받았다.
미군 관계자들은 카터 장관이 이라크 정부 고위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라크 측으로부터 미군의 훈련을 받은 3천여 명의 병력이 라마디 공세에 투입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일부 관리들은 앞으로 1개월 안에 시작될 본격적인 탈환전에 앞서 이들 병력이 라마디쪽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다른 관계자들을 인용, 이 병력이 이라크에서 가장 잘 훈련을 받고 최고 수준으로 무장한 부대들이라면서 지상의 여건에 따라 앞으로 2개월 안에 라마디 전선에서 지상전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의 전투 수행력이 이라크 보안부대 전력 및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대 IS 전략을 평가하는 새로운 시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서쪽으로 110㎞ 떨어진 전략 요충지인 라미디 탈환전은 미국과 이라크에 모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우선 미국과 이라크로서는 치욕을 만회할 중요한 기회가 된다. 특히 이라크군을 통해 지상전투를 수행하게 하고 자신들은 공습 위주로 지원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해온 미국으로서는 미군 지상군 투입 억제를 골자로 한 이 전략이 효과를 거둘지 입증되기 때문이다.
또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이라크 정부군의 사기도 어느 정도나마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한몫한다.
IS가 '최대의 전과'로 주장할 만큼 라마디 함락은 미국과 이라크로서는 치욕적이었다. 미국제 탱크, 전투차량, 중포 등으로 중무장한 6천여 명의 이라크군 라미디 수비대 병력은 경무장한 수백 명의 IS 요원들이 나타나자마자 장비를 버린 채 도주했다. 한 마디로 대패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라마디 탈환전이 특히 지난해 6월부터 IS 수중에 들어간 북부 요충지 모술 탈환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 정부는 전술 효과를 위해 통제하에 있는 모든 시아파 병력을 이번 라마디 탈환전에투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터 장관은 하루 일정의 이라크 방문에서 IS와의 전쟁에서 종파를 아우르는 알아바디 총리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역량 있는 지상병력이 필요하며 미국이 이 병력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마디에 배치된 IS 병력의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티브 워런 국방부 대변인은 1천∼2천 명 규모로 추산했다. 이에 이라크군은 IS의 재보급로와 병력 증원 노력을 차단하는 '고립작전'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현재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 군사고문단은 3천360명으로 대부분이 외국군에 대한 군사훈련 지도 경험을 갖춘 특수부대원들이다.
그동안 미군 지휘부는 전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려면 미군 군사 고문관들이 최일선으로 이동하거나 이라크군 부대에 배속해 지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승인을 요청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반대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오바마는 앞으로 몇 달 내에 이라크에 대한 미군 지상군 병력 추가 파병과 미군 군사 고문관들의 최일선 재배치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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