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학자 "한일관계 발전 위해 미국 적극적 중재자 돼야"
우드로윌슨센터 주최 한일관계 세미나서 '국제포럼' 제안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미국이 '적극적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는 일본 정치학자의 주장이 제기됐다.
아사노 도요미 와세다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23일(현지시간) 우드로윌슨센터가 주최한 '역사적 화해의 추구:한일 관계 발전을 위한 미국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국경을 넘는 역사인식, '제국 일본의 식민지 법제' 등의 저자인 아사노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심각한 갈등이 벌어지면 미국은 소극적 중재자로 행동했다"며 "그러나 이제는 미국이 적극적인 중재자로서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여성의 존엄과 인권, 민주주의 등 보편적 가치와 연계된 국제적 포럼을 주최해야 한다면서 "한·미·일 3국의 지식인과 활동가들에게 문호가 개방된 이 포럼에서 토론을 통해 국가적 관점 차이에 따른 갈등이 화해에 이르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 새로운 화해의 지역적 틀은 한국과 일본의 국가 정체성 사이의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촉진할 것"이라며 "국제적 포럼이 한번 발족되면 영토 이슈 등을 포함하는 갈등과 관련된 구체적 역사문제의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사노 교수는 "국제적 포럼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각 나라의 축복스러운 발전은 보편적 가치의 구현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며 "각 국가의 독특한 역사적 기억들이 국가 정체성을 만들지만, 또한 이들 기억은 민주주의와 인권, 여성의 존엄과 같은 보편적 가치들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아시아재균형 정책은 신중하게 설계된다면 역내 보편적 가치의 증진과 신뢰 구축을 촉진할 것"이라며 "자유와 민주주의 리더국가인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적, 보편적 포럼에 의해 (한국과 일본의) 국민감정은 관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이 진실한 반성을 해 한국의 국가정체성이 회복된 뒤에는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의 일본의 부활도 존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아사노 교수는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프랜지스카 세라핌 보스턴대학 역사학과 부교수도 악화된 한일 관계와 관련, "미국 정부나 의회가 보편 인권을 옹호한다고 밝히거나 일본 사죄 결의안이나 통과시킬 게 아니라, 전쟁 중 또는 전후 대일 정책 등을 고려한 미국의 역사적 책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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