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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창 사이로 보이는 인도 대법원 전경(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도, 1993년 뭄바이 테러범 22년만에 사형집행키로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지난 1993년 인도 뭄바이에서 폭탄 테러로 257명의 인명을 앗아간 연쇄 폭탄테러 사건의 범인 중 1명이 범행 22년 만에 사형에 처해진다,
인도 당국은 대법원이 당시 테러에 가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야쿠브 메몬(53)의 사형 면제 청원을 최종적으로 기각함에 따라 예정대로 오는 30일 사형을 집행하기로 했다고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이 22일 보도했다.
1993년 3월 경제 중심지 뭄바이에서는 증권거래소, 호텔, 시장, 항공사 사무소 등 12곳에서 잇단 폭탄 테러가 벌어져 257명이 사망하고 700여명이 다쳤다.
당시 테러의 주범은 이슬람계 갱단 두목 다우드 이브라힘과 그의 수하 타이거 메몬으로 지목됐지만, 이들은 모두 국외로 도피했다.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이 이들을 비호하고 있다고 지금껏 주장하고 있다.
타이거 메몬의 동생인 야쿠브도 출국했다가 범행 1년 뒤인 1994년 인도에 귀국하면서 체포됐다. 그는 테러에 쓸 폭탄과 차량을 마련하고 주요 위치에 배치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100여명의 관련자들과 10여년간 재판을 받은 끝에 2007년 다른 공범 11명과 함께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이어 인도 대법원은 2013년 다른 피고인을 모두 종신형 이하로 감형했지만 야쿠브 메몬은 사형을 확정했다.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은 그의 사형이 예정대로 집행되게 되자 "법집행에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테러가 이 땅에 발붙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주는게 필요하다"며 환영 논평을 냈다.
반면, 앰네스티 인도 지부와 휴먼라이츠워치 등 인권단체들은 "사형은 비인도적이고 또 다른 범죄를 막지 못하며 국제적 추세와도 동떨어진 것"이라며 이번 결정을 반대했다.
애초 테러 공범으로 함께 기소됐다가 2007년 무죄가 확정된 야쿠브 메몬의 아내는 "남편은 형의 죄를 대신 받는 것"이라며 "남편이 범행을 저질렀다면 왜 인도로 돌아왔겠느냐"고 반문했다.
인도는 한해 100명 안팎으로 사형선고가 내려지지만,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사형집행을 한 건도 하지 않았을 정도로 실제 집행은 거의 되지 않는다.
2008년 뭄바이에서 166명을 살해한 폭탄테러 가담자 아지말 아미르 카사브와 2001년 인도 의회를 공격한 카슈미르 분리주의자 아프잘 구루를 각각 2012년과 2013년에 처형한 것이 가장 최근의 사형집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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