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美국무 "하메네이 발언 우려스럽다"…미-이란 다시 긴장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역사적인'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사이에 다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최근 이란 핵합의에도 공개 석상에서 대미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이에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깊은 우려를 공개 표명하면서 양측이 충돌 양상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21일(현지시간) 미 의회 전문지 더 힐(The Hill)에 따르면 케리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 아라비아TV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하메네이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 어떻게 다르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개로 언급되는 것과 달리 나중에 상황이 다르게 굴러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 "그러나 만약 그것(하메네이의 발언)이 이란의 정책이라면 이는 매우 우려스럽고 걱정스러운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메네이의 최근 반미 발언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이다.
하메네이는 앞서 지난 18일 라마단(이슬람 금식 성월) 종료 기념 연설에서 최근 이란 핵협상 팀의 노력을 치하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최대 적", "오만" 등의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협상 하나가 타결됐다고 해서 최대 적인 미국과의 관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중동지역 내) 미국의 정책은 우리와 180도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란 구호가 이란 전역에서 여전히 울려 퍼지고 있다"고 언급했고, 이에 연설을 듣던 군중은 똑같은 반미구호를 따라 외쳤다.
하메네이의 이 발언은 다분히 핵합의에 반대하는 자국 내 보수파를 의식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역시 강경 비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의회가 계속 제동을 걸 경우 이란 내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핵합의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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