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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매각방안 밝히는 박상용 공자위원장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금융위원회 기자실에서 우리은행 매각방안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박상용 "우리은행 주가 오르기만 기다릴 수는 없어"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박상용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21일 과점주주 매각 방식이 포함된 우리은행[000030] 민영화 방안을 이번에 발표한 것은 논의가 활발해지도록 여건을 조성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향후 일정이 명확하지 않다.
▲ 3개월에 걸친 투자수요조사에서 잠재 투자자들도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이더라. 아직은 투자 수요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우선 과점주주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발표해서 논의가 활발해지도록 여건을 조성한다는 뜻이다.
-- 조기 민영화를 위해 어떤 여건을 조성한다는 뜻인가.
▲ 우리은행 주가가 상당히 낮은데, 그 이유로 공적 통제를 받는 데 따른 기업가치 저하를 안팎에서 주로 이야기한다. 이를 불식하려는 핵심이 MOU를 과감히 완화, 혹은 폐지하는 것이다.
--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MOU)'은 폐지되는 건가.
▲ 아직 매각하지도 않았으니 폐지하는 건 아니고, 매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MOU가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최대한 빨리 완화한다는 것이다. 과점주주가 30%를 가진다면 과감히 폐지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 공자위 임기가 10월이면 만료되는데, 매각 일정은 어떻게 되나.
▲ 연기하겠다는 뜻은 전혀 없다. 일단 방식을 확정 발표했으니 예보와 공자위가 방안을 설계하고, 투자자 수요조사를 체계적으로 할 것이다. 두 노력이 결실을 얻는 시점이 되면 언제든 빨리 할 것이다. 공자위원들의 임기가 얼마 안 남았다고 지연될 걱정은 안해도 된다.
-- 복수의 그룹이 경영에 참여하는 방식이란 무엇인가.
▲ 은행법상 동일인 개념이 있어서, 공동으로 의사결정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다만 개별적으로 참여해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가능하다. 동일인으로 간주되지 않는 범위에서 과점주주들이 이사회 참여해서 경영에 영향력 행사할 수 있다.
-- 관심을 보이는 곳이 사모펀드 정도로 알려졌는데, MOU 완화 외에 인센티브 계획이 있나.
▲ 다른 특별한 인센티브를 생각한 건 없다. 그동안 수요조사한 곳에 국내 연기금도 있고, PEF나 일부 기업도 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그런 투자자로는 충분하지 않다. 노력하면 가능할 것 같은지 묻는다면,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가능할 것 같다.
-- 지배주주 방식도 수요조사를 같이 하는지.
▲ 단일 지배주주에게 경영권 지분 매각하는 방안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다만 경영권 매각은 수요조사하고 찾아다니는 성질의 것은 아니다. 투자자가 의향이 있으면 검토하는 것인데, 지금은 그런 투자자가 없고 있더라도 복수여야 한다. 오늘 발표의 핵심은 우선 과점주주 매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 시장 여건에서 주가가 중요한 변수가 되나.
▲ 주가는 당연히 높을 때 팔면 좋지만, 한없이 주가가 오르기만 기다릴 수 없다. 우리은행의 주가가 올라가도록 여건을 조성하려면 빨리 민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면이 있다. 주가 오르기를 한없이 기다리기도 옳지 않고, 주가가 형편없이 낮은데 무작정 하는 것도 아니다. 민영화 방식을 확정 발표하고, 모멘텀을 만들어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길 바라는 것이다. 주가가 얼마 이상 돼야 한다고 선을 긋는 건 없다.
-- 인수자의 부담을 줄일 다른 방식은 안되나.
▲ 예보가 주식을 매각할 때는 국가계약법의 준용을 받는다. 국가계약법에서 허용하는 방안과 실제로 매각을 순조롭게 진행할 방안 사이에 갭이 존재하고, 이를 어찌 풀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안정적으로 구축될 수 있나.
▲ 외국의 큰 은행들의 소유구조는 대부분 과점주주 체제로 공동경영한다. 다만 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우리은행도 매각하면서 그런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데, 핵심은 장기적으로 소유·경영을 안정적으로 할 투자자로 첫 단추를 끼우느냐다. 좋은 투자자를 확보하고, 그들이 과점주주를 형성해 은행을 건전하게 발전시키도록 모셔와야 한다. 방식은 경쟁입찰이지만, 사실은 '모시는'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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