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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르크메니스탄 당국이 올해 5월 주민들에게서 돈을 걷어 세운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의 황금동상. |
투르크멘, 교사·학생 푼돈 걷어 학교 단장 논란
(알마티=연합뉴스) 김현태 특파원 = 철권통치로 인권 및 야권을 탄압하며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투르크메니스탄이 이번에는 교사들의 푼돈을 걷어 학교 재단장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일부 중학교에는 최근 당국으로부터 교실을 새롭게 단장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문제는 그 비용을 교사와 학생들에게 분담토록 했다는데 있다.
당국은 지시를 내린 학교의 교사들에게서 월급의 약 20%인 200 마나트(약 6만 6천원)를 지난달 강제기부토록 했으며 앞서 5월에는 학생들에게서도 20 마나트(약 7천원)씩을 각각 내도록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대규모 학교 개보수가 필요할 때 일부 금액을 학생과 교직원이 부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에 부담된 비용이 멀쩡한 학교 외관과 교실을 흰색으로 다시 칠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며 파문은 커지고 있다.
당국으로부터 월급을 강제징수 당한 교직원들은 교실이 너무 밝으면 학생들의 시력에 좋지 않다며 반발했으나 당국은 "밝은 환경에서 밝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크로니클 오브 투르크메니스탄' 등 현지언론은 20일 당국의 이런 강압은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는 당국자들의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철권통치하는 투르크메니스탄은 그동안 각종 황당한 정책으로 악명을 떨쳐왔다.
그는 작년부터 자신의 일대기를 학생들에게 의무교육하도록 지시했으며 교사들에게는 자신의 사진을 강매했다. 아울러 깨끗한 투르크메니스탄 건설을 내세우며 주요도시의 건물 외관을 흰색으로 칠하도록 하고 비공식적으로 검은색 차량의 수입도 막았다.
또 올해 5월에는 주민들에게서 돈을 걷어 수도 아슈하바트에 자신의 거대 황금동상을 세워 빈축을 샀다.
이런 이유로 투르크메니스탄은 미국의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2015 세계의 자유'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 시리아 등과 더불어 '자유 상황이 최악인 12개 국가, 혹은 지역'에 오르기도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은 2012년 기준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6위의 자원 부국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투르크멘의 작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8천203달러이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을 국가가 소유하고 있어 실제 주민들은 월평균 300달러의 임금을 받으며 곤궁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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