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오늘 이란 핵협상 결의안 채택(종합)
미국 공화당 등, 의회 검토 전 결의안 채택에 반발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후 10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란 핵협상 타결에 따라 대(對) 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이 모두 이란 핵협상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날 진행될 결의안 표결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할 것이 확실시된다.
결의안은 2년간의 진통 끝에 타결된 이란 핵협상 합의안을 유엔이 공식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의안 초안은 "(회원국들이) 정해진 일정표에 따라 합의안을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의 핵활동 확인·감시에 필요한 절차를 이행해야 하며 이란은 IAEA에 완전히 협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안보리는 이란 핵프로그램이 '완전히 평화적'이라는 IAEA 보고서를 받는 대로 현재 7개 유엔 결의안에 규정된 이란 제재 조항을 종료할 예정이다. 유엔은 이란 핵활동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 무역 금지, 금융자산 동결, 재래식 무기와 탄도미사일 금수조치 등을 시행 중이다.
다만 이번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재래식 무기와 탄도미사일 금수조치는 각각 5년, 8년 뒤 해제될 예정이다.
또 이란이 협정 의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자동으로 복원하는 '스냅백' 조항도 결의안에 담겼다. 핵협상 합의안의 유효기간은 향후 10년이지만, 스냅백 조항은 추가로 5년을 더 적용해 총 15년간 유지된다.
이번 유엔 결의안 채택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이란 경제 제재도 조건부로 점진적 해제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그러나 최대 관문인 미국 의회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어 핵협상 마무리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미국 공화당은 이날 중 유엔 안보리가 미 의회의 합의안 검토에 앞서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여기에는 민주당 중진 의원도 최소 2명 이상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는 전날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송부한 핵협상 합의안을 60일 동안 검토해 승인 여부를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지만, 유엔 안보리가 먼저 제재 해제를 결의해버리면 그만큼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밥 코커(공화·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과 벤저민 카딘(민주·메릴랜드) 상원의원은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에게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표결을 늦춰줄 것을 요구하는 공동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가 이란 핵협상 합의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더라도 90일 이후에 효력이 발생하도록 규정한 것은 60일간의 미 의회 검토기간을 존중하겠다는 의도라는 점에서 이런 반발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 채택에 따라 미국 정부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반드시 해제할 필요는 없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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