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드론' 택배시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지난 3일 우정사업 발전방향을 놓고 머리를 맞댄 '정보통신기술(ICT) 해우소'에서는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
우편물 물량이 급감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는 우정사업에 '드론'을 도입해 택배 서비스에 나서자는 것.
인력과 차량을 이용한 택배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탓에 '드론'이라는 신무기를 도입해 이를 한꺼번에 해결해보자는 취지였다.
우정사업본부는 드론을 활용한 물류사업을 사업혁신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구체적인 내용이나 사업 계획은 아직 나온 게 없다고 한다.
이같이 국내에서는 '드론 택배'가 설익은 아이디어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해외에서는 현실로 바짝 다가와 본격 서비스를 예고하고 있다.
18일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 따르면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인 '매터넷'(Matternet)은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배송서비스 준비에 들어갔다.
일찌감치 드론 배송 계획을 내놨던 아마존보다 한발 빠른 모습이다.
매터넷의 공동 설립자인 안드레아스 렙토포울로스는 4월 한 콘퍼런스에서 '매터넷 원'(Matternet ONE)이라는 드론 제품을 소개했다.
<<매터넷 홈페이지 화면 캡처>>
매터넷 원은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운전자의 조종이 필요없는 '지능형 무인항공기(스마트 드론)'다.
배송 전용으로 설계돼 고층 건물이 많은 도심 배송에서 활용할 수 있고, 1㎏까지 짐을 싣고서 20㎞의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
자체 클라우드 서버인 '매터넷 클라우드'와 교신을 통해 비행하고 경로도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정한 비행금지구형이나 구조물을 피해 목적지까지 최단 거리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터넷 클라우드는 드론의 운항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수집한 운항 데이터는 사후 분석돼 비행에 관한 지식을 축적하는 데 사용된다.
매터넷 원의 특징은 무엇보다 비행 조작이 간편하다는 것.
드론에 화물을 탑재한 뒤 스마트폰에 깔린 전용 앱을 통해 목적지를 입력하면 비행이 시작된다. 목적지에도 드론 착륙에 필요한 '랜딩 패드'(landing pad)가 있어 배송이 안전하고 간단하게 이뤄질 수 있다.
매터넷은 이미 파푸아뉴기니에서 의료 지원용으로 매터넷 원을 사용한 바 있으며 올여름 스위스에서 우편분야 실증사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매터넷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내 무인기 사업을 전개한다는 계획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는 소비자 물류사업이 첫 목표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IT기술 정보 등을 소개하는 '니케이 비피'(Nikkei BP) 등을 인용해 "기업들이 스타트업의 (드론) 제품 구매를 통해 배송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대외적으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미 시작된 드론 배송사업이 급속히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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