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해외진출 지원한다더니 연구개발에 투자
국회예산정책처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 도입 취지 어긋나"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보건복지부가 국내 제약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자 조성한 펀드 일부를 엉뚱하게 연구개발에 투자해 펀드 도입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보건복지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복지부는 1천억원 규모의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1호)'를 2013년에 설립하고 펀드운용사로 인터베스트를 선정해 2015년 4월 현재까지 총 10건에 걸쳐 656억원을 투자했다.
이 펀드는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자본력이 취약한 국내 중소형 제약회사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것이다. 투자원칙과 투자대상을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기술 제휴, 해외 생산설비 확보, 해외 판매망 확보 등의 분야로 정했다.
하지만, 이 펀드 운용사는 이런 투자원칙을 어기고 전체 투자실적 10건 중에서 3건, 180억원을 '연구개발비 지원'에 투자했다.
국내 제약기업의 해외 진출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에 투자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미 시스템 통합적 항암신약개발 사업, 첨단의료기술개발 사업 등 각종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제약사들에 신약개발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도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1호)로 연구개발비를 중복으로 지원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가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낳았다고 국회예산정책처는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1호)에서 아직 투자하지 않은 재원(344억원)은 제약산업 해외진출의 구체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분야에 투자될 수 있도록 펀드 운용사의 투자내용을 철저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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