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직 대통령 최초로 연방교도소 찾은 오바마
'마구잡이 투옥' 줄이려는 사법개혁 행보의 정점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현직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연방교도소를 찾았다.
수감자를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의 사법개혁을 연일 주창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개혁 의지를 안팎에 과시하기 위한 상징적 행보로 남부 오클라호마 주 엘리노의 연방 교도소를 방문했다.
그는 이곳에서 교도소 간부들과 간수는 물론 재소자들 가운데 6명의 비폭력범을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교도소관리국 찰스 사무엘스 국장의 안내에 따라 회색빛의 한 독방 동을 둘러봤다. 오바마 대통령의 안전을 고려해 방문 당시 독방 동은 소개된 상태였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같은 동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기 재소자들은 내가 했던 것과 다르지 않은 실수를 한 젊은이들"이라며 "다른 점은 그들은 지원체계와 두 번째 기회, 이러한 실수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할 자산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젊은 시절 마리화나와 코카인 등 마약사용 경험을 회고록에 토로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1만3천 명을 수감한 이 교도소를 선택한 것은 비폭력 단순 마약사범을 무조건적으로 가둬서는 안 된다는 그의 입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엘리노 교도소의 재소자 절반 정도는 마약사범이며 이 시설은 이른바 근거중심 마약남용치료 프로그램의 현장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방문은 미디어기업 바이스가 녹화해, 미국의 교도소시스템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최대 유로 케이블 채널인 HBO를 통해 방영할 예정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3일 마약사범 46명을 특별 감형한데 이어 다음 날에는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내 최대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연례회의에 참석해, 형사사법 시스템의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모든 재소자를 1년 동안 가두는 데 쓰는 비용이면 모든 공립대학의 등록금을 없앨 수 있다"며 마약 등 범죄자에게 무조건 일정 기간 이상의 형량을 선고하도록 한 '최소 의무형량' 제도를 연말까지 폐지 또는 완화할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5일 기자회견에서도 "수감자들의 급증은 죄에 비해 과도한 형량을 받은 단순 마약사범들이 늘면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은 "더욱 공정한 형사사법 시스템을 만들자는 초당적 입법을 실현하기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가 교도소 방문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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