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기 "채무 경감 필요…구제금융 협상서 논의될 것"
기준금리 0.05%로 10개월째 동결…"국채매입 프로그램 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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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16일 프랑크푸르트 ECB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연합뉴스) |
ECB, 그리스 은행 긴급유동성지원 한도 증액(종합2보)
1주일간 9억 유로 늘려…은행영업 정상화 도움될 듯
드라기 "채무 경감 필요…구제금융 협상서 논의될 것"
기준금리 0.05%로 10개월째 동결…"국채매입 프로그램 순조"
(브뤼셀=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그리스 은행에 대한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를 증액해 그리스 은행 영업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16일(현지시간) 그리스 은행에 대한 ELA 한도를 앞으로 1주일간 9억 유로 증액한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열린 ECB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정부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간 구제금융 협상 개시가 합의된 후 ELA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변했다. 일련의 브릿지론 제공이 합의됐으며 각국 의회도 속속 합의안을 승인하고 있다. 이제 ELA 한도 증액의 조건이 회복됐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그리스가 ECB와 국제통화기금(IMF) 채무를 상환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가 오는 20일 만기인 ECB 채무를 상환할 것이며 IMF 채무도 갚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달 26일 ELA 한도를 890억 유로(약 111조원) 가량으로 올린 이후 계속 동결해왔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한도를 올렸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은행 영업중단과 예금인출 제한 등 자본통제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드라기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과다한 채무에 시달리는 그리스에 대한 채무 경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그리스의 채무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180%에 달했다고 밝히고 어떤 형태로든지 채무 경감이 필요하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수주 간 진행될 채권단과 그리스 간 구제금융 협상에서 채무 경감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라기 총재는 그리스 채무 위기는 유로존의 취약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하고 단일통화 블록 내에서 더 강력한 통합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5%로 동결했다. 이로써 ECB는 지난해 9월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내리고 나서 이번까지 연속 10개월째 동결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 외에 예금금리도 현행 -0.20%, 한계대출금리 역시 현 0.30%를 각각 유지키로 했다.
ECB는 지난 1월 국채 매입을 통한 전면적 양적완화 정책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일정 기간 현행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예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국채매입 프로그램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고 양적완화 정책은 예정대로 내년 9월까지 시행되거나, 아니면 인플레율 목표치인 2%에 달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 1월 국채 매입 등을 통해 매월 600억 유로를 시장에 푸는 내용의 양적완화를 적어도 내년 9월까지 시행한다고 발표하고, 지난 3월 시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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