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축'에서 'IS격퇴의 축'으로…이란 이미지 변신

편집부 / 2015-07-16 17:54:56


'악의 축'에서 'IS격퇴의 축'으로…이란 이미지 변신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애초 시한이던 6월30일을 넘기면서 핵협상이 한창 진행되던 3일, 이란 핵협상팀의 대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이 예상치 못하게 유튜브에 등장했다.

그는 유튜브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우리가 직면한 위협은 문명의 요람을 황폐하게 하는 복면 전사들이며 나는 '우리'의 위협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중요하고도 공통의 관심사인 도전에 대응할 새 지평을 열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중동의 최대 현안이자 미국이 해법을 잃어버린 '이슬람국가'(IS) 사태에 이란이 협조하겠다는 메시지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던진 것이다.

IS 문제가 이란이 핵협상에서 쓸 수 있는 지렛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은 많았지만 이란이 먼저 공개적으로 이를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물론 이 동영상의 1차 목적은 골치 아픈 IS 사태에 대한 공조 의사를 내비침으로써 협상장에서 미국을 우회적으로 압박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이 동영상으로 핵협상 타결 시 세계 최대의 위협세력으로 급부상한 IS를 격퇴하는 작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선언, 결과적으로 '테러리스트에 맞서는 정의의 편'이라는 이미지로 쇄신하는 부수효과를 얻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IS의 본거지인 이라크의 경우 IS에 제대로 대적할만한 군사 조직은 쿠르드 자치정부의 페쉬메르가와 시아파 민병대 정도다. 이라크 정부군이 전열을 정비 중이긴 하지만 아직 작전 수행능력면에서 이들 두 조직에는 못 미친다.

이 가운데 시아파 민병대는 현재 이란 정부 산하로 편제됐긴 했지만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직접 작전 지휘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S 사태 발발 후 파편적이던 시아파 계열 무장조직을 연대하라고 지시한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가 이란과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시아파 민병대가 움직여 주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이라크에서 IS를 무력으로 대응하긴 어렵다.

IS 격퇴작전이 효율적이려면 공습을 담당하는 미군과 지상전의 주축인 시아파 민병대간 작전·정보 협력이 긴요했는데 미국과 이란의 껄끄러운 관계 탓에 서로 존재를 외면했던 게 사실이다.

이란은 IS의 수렁에 빠진 미국의 이런 고민을 교묘히 파고들어 핵협상 대표가 나서서 IS 격퇴 작전 협조를 협상 타결의 미끼로 사용했다.

핵협상 타결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와 전장에 이란이 전면에 나설 명분이 생겼다.

일각에선 이란의 지상 정예군이 직접 참전할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한때 세계 안보를 위협하면서 북한과 함께 '악의 축'으로 지목된 이란이 핵협상을 발판으로 미국과 함께 잔악한 테러 조직에 맞서 싸우는 기묘한 장면을 목격하게 된 셈이다.







이런 양상은 이란의 지역 경쟁자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는 효과도 있다.

사우디는 이란을 테러세력을 지원해 중동 정세를 불안하게 한다고 공세를 펴왔다. 사우디가 언급하는 테러세력은 레바논 헤즈볼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 예멘 반군 후티 등이다.

이란은 이런 사우디의 공격을 오히려 'IS에 맞서는 나라'라는 이미지 쇄신을 통해 역공을 펼 수 있게 됐다.

또 이란이 IS 격퇴 작전에 본격 개입하면서 이라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할수록 사우디의 입지는 줄어들게 된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