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고함·타협 롤러코스터 끝에 결실맺은 이란 핵협상

편집부 / 2015-07-16 17:14:45
자리프 "이란 위협하지 말라" 고함에 라브로프 "러시아도" 외쳐


교착·고함·타협 롤러코스터 끝에 결실맺은 이란 핵협상

자리프 "이란 위협하지 말라" 고함에 라브로프 "러시아도" 외쳐



(서울=연합뉴스) 홍성완 기자 = "교착상태와 선택, 고함소리, 그리고 대립과 타협."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17일간 계속된 이란 핵협상 막바지 분위기를 이렇게 전하면서 13년 만에 역사적 타결을 보기까지는 장애물을 하나 하나 치워가는 힘든 과정이 있었다고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달 협상 3주차에 접어든 고풍스러운 팔레 코부르크 호텔 협상장에는 넘어야 할 힘든 관문이 남아있었다.

이란에 대한 재래식 무기와 미사일 기술 금수조치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였다.

존 케리 국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금수조치 연장을 주장했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겸 협상대표는 반대했다.

주요 6개국 멤버로 핵협상에 참여해 온 러시아와 중국은 자리프 장관을 지지했다.







양국의 지지에는 이란 무기 시장을 고려한 계산이 깔려있었다.

13일 자정 직전 케리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막바지 장애 문제를 협의했다.

두 사람은 단지 이란이 장래 언젠가 훨씬 덜 위험한 무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이란 핵개발을 막을 수 있는 최상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했다.

그 결과 재래식 무기는 5년간, 유도 미사일은 8년간 금수조치를 유지한다는, 어느 쪽도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졌다.

NYT는 핵협상이 타결된 것은 한가지 이벤트나 적대관계인 미국-이란 간의 마음을 오가는 대화, 또는 게임을 바꾸는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수년간에 걸쳐 각자 상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점차 이해해나가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협상 타결을 가져온 요인들은 여러가지를 꼽을 수 있다.

카부스 빈 사이드 오만 국왕이 이란과의 막후채널을 구축하겠다며 백악관을 설득하고 나선 것과 오바마 대통령이 고령의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보다 상대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로하니가 대통령이 선출된 것도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에너지부 핵연구실 전문가들의 농축우라늄 문제에 관한 견해는 정치 지도자들 간의 핵협상에 새로운 타협 공간을 마련해줬다는 평가다.

물론 35년간 계속된 미국-이란 간 추한(ugly) 역사를 깰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케리와 자리프 두 사람을 빼고는 협상타결을 얘기할 수 없다.

지난주 양측 협상단 간 고조된 긴장은 일순간 폭발했다.

미국 측이 너무 세게 압박해온다고 생각한 자리프 장관은 "이란을 위협하지 말라"고 고함을 쳤다.

이때 협상테이블 맞은편 끝에 앉아있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긴장된 분위기를 깨려는 듯 "러시아도 (위협하지 말아라)"라고 외쳐 방안에는 어색한 웃음이 터졌다고 NYT는 전했다.

협상 장소를 빈으로 옮기기 이전 지난 3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에 있을 당시 자리프 장관은 미국 측 조 바이든부통령과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장관,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원자력기구 대표 등 양측 협상단 핵심 인물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분위기를 새롭게 한 일화도 알려졌다.

대화록에 따르면 자리프는 "역사에서 오바마, 바이든, 케리, 그리고 모니즈가 있는 시기는 다시 없을 것이며 로하니, 자리프, 살레히도 아마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서로를 치켜세우는 발언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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