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주항공기지 쓰촨서 방산업체 간첩 적발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군수업체 직원들이 무기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원에게 넘긴 혐의로 체포됐다고 중국 쓰촨지역 일간지 화서도시보(華西都市報)가 16일 보도했다.
중국 지방의 보안기관이 이 같은 간첩 사건을 대외 공개한 것은 1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적발된 군수업체 직원 3명은 중국이 개발 중인 최신식 무기에 대한 기밀정보를 해외 정보기관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쓰촨 지역은 중국의 로켓과 위성들이 발사되는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를 비롯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체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이중 20대 초반의 원(文)모씨는 지난해 10월 스마트폰으로 온라인 메신저 QQ를 통해 "이 부근에서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은 내게 연락하라"는 메시지를 받고 'H'라는 가명의 인물과 접촉했다.
그는 자신이 외국 신문기자라면서 원씨에게 군수품들의 모델 넘버, 월 생산량, 사용한 소재 등에 대한 정보를 넘겨받는 대가로 매달 3천200위안을 줬다.
신문은 H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해당 업체가 어떤 군수품을 생산하는 곳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 군수업체 기술파트에서 일하던 20대의 왕(王)모씨도 파트타임 일자리를 찾으려 인터넷을 검색하다 H와 접촉했다. 왕씨도 군수품 모델명, 샘플 숫자, 실험시간 등 기밀정보를 넘겨주고 월 3천∼4천위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에서 10년간 일해온 우(吳)모씨는 자신의 이력서를 일자리 사이트에 올렸다가 헤드헌터 업체로부터 채용됐다는 소식을 들은 뒤 연봉 50만∼120만위안을 대가로 미공개된 내부 군사정보를 요구받았다.
우씨는 이들이 외국 첩보기관이라는 의심을 했으면서도 마지막까지 태도를 정하지 못하다가 당국에 검거됐다.
중국 언론은 외국 정보원들이 우주항공 분야에 관심이 많은 마니아처럼 위장하거나 기업의 시장조사를 핑계로 제한된 서류나 잡지, 연보 등을 구할 수 없겠느냐며 기밀정보 접근이 가능한 직원에게 접촉해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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