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합의, 내년 미 대선 핵심쟁점 떠오를 듯
'힐러리 VS 공화 후보들' 대결 소재로 등장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극적 타결된 이란 핵협상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합의를 바라보는 민주당과 공화당 대권 주자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앞으로 60일간의 미국 의회 검토기간 등 고비 때마다 계속 대선 논쟁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
14일(현지시간) 핵협상 타결 직후부터 양당의 주요 후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놓으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권레이스 선두로 평가되는 민주당 소속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핵협상 결과를 높이 평가한 가운데 열 명이 넘는 공화당 잠룡들이 그를 포위하고집중 공세를 퍼붓는 양상으로 전개되는 흐름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성명에서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한 것이기 때문에 합의안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 역시 장관 시절 이란 제재에 대한 국제 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수천 마일을 다녔다"며 국무장관 시절 시작된 노력의 결실로 이번 합의가 이뤄졌음을 강조, 자신의 공로와 외교능력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2년간 버락 오바마 정부의 핵협상을 대체로 지지해온 데다 정기적으로 협상 진전사항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계속 관여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와 무관한 입장은 아니다.
반면'이란 핵합의=나쁜 협상'이라는 골자로 여론몰이에 나선 공화당 후보들은 일제히 이번 합의를 비난하는 한편, 클린턴 전 장관을 오바마 대통령과 동일시해 지속적인 공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성명에서 "이것은 외교가 아니라 양보"라고 비난했고,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합의를 철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워커 주지사는 "이란 핵협상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외교 실패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고, 루비오 의원은 "이 협정이 우리 국가안보를 침해하는 만큼 의회의 압도적 다수가 부결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근 AP통신과 시장조사기관 GfK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56%는 여전히 이란을 적대국가로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나 공화당의 이같은 공세가 상당 부분 통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미국 내 유대인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이번 합의를 강하게 비난하는 것도 클린턴 전 장관을 비롯한 민주당 후보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클린턴 전 장관은 "이란의 속임수가 드러난다면 제재 조치를 재개하는 것부터 시작해 필요하다면 군사 수단까지 동원하는 등 즉각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며 핵합의에 대한 무작정 환영보다는 상황에 따라 강경 대응도 필요하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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