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 투병 이가림 시인 별세…부인 김원옥과 시인 부부

편집부 / 2015-07-15 09:06:25

루게릭 투병 이가림 시인 별세…부인 김원옥과 시인 부부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루게릭으로 투병하던 원로 시인 이가림 씨가 14일 오후 8시20분 인천 연수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2세.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씨는 인하대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를 지내면서 시인으로 활동했다.

시집 '빙하기',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순간의 거울', '내 마음의 협궤 열차', 산문집 '사랑, 삶의 다른 이름' 등을 펴낸 그는 1993년 정지용문학상, 1996년 편운문학상, 2009년 한국펜클럽번역문학상 등을 받으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씨에게 병마가 찾아온 것은 2011년이다. 한쪽 다리에서 마비가 시작돼 서서히 위로 올라왔다.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서 자택에서 투병하다가 마비가 위와 폐까지 진행되면서 요양병원으로 옮겼다.

부인인 김원옥(70) 시인은 2013년 말부터 모든 사회생활을 접고 간호에 매달렸다.

성균관대 불어불문학과에서 이씨는 학부생으로, 김씨는 대학원생으로 만나 1971년 결혼했다.

부부가 공식적으로 '시인 부부'가 된 것은 2009년이다. 김씨가 당시 '정신과표현'에 늦깎이 등단을 하면서 공식 시인이 된 것이다.

김씨는 "시를 마음속으로는 계속 써왔지만 남편이 문단에 있기 때문에 제가 작품을 내는 것이 뭐해서 발표할 생각이 없었다"면서 "제가 시 쓰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된 김영승 시인 등의 권유로 뒤늦게 등단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최근 펴낸 첫 시집 '바다의 비망록'과 수필집 '먼 데서 오는 여인'은 그가 병상에 있는 남편 곁에서 자신의 70년 일생을 관조하면서 쓴 글을 모은 것이다.

김씨는 "남편은 평범한 한국 남편이었지만 시에는 애정이 남달랐던 사람"이라며 "20대 초반에 등단해 거의 한평생 시를 사랑했고, 병상에 누워서도 휴대전화로 글을 쓸 정도로 애정이 컸다"고 돌아봤다.

유족으로는 맏딸 지원 씨, 맏사위 현진길 IBK투자증권 감사팀장, 둘째 딸 지영 씨, 둘째 사위 루카 그루몰라토 프랑스 루앙대 교수가 있다.

분향소는 인하대학교 장례식장(1호실)이며 발인은 17일 오전 7시다. ☎ 032-890-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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