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타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강온 전략' 통했다

편집부 / 2015-07-14 22:11:05

<이란 핵타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강온 전략' 통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이란이 13년 만에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핵협상을 타결한 배경에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75)의 '강온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6년째 이란 최고지도자로 지내 온 하메네이는 핵 프로그램을 비롯한 외교·국방 등 주요 현안에서 최종적 의사결정권을 행사해 온 실질적 국정 최고 책임자이다.

하메네이는 그동안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핵 협상에서 양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면서도 이란의 핵 협상팀에는 지속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사실 하메네이는 대외적으로 핵협상 진행 중에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며 서방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지난달 막판 협상이 한창일 때 하메네이는 "이란은 감시자들이 우리의 핵 과학자들을 인터뷰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 "이란 제재는 협상이 타결되자마자 즉각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에도 핵협상 합의와 함께 제재가 일괄 해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미국 등 주요 6개국이 핵 협상 타결 조건으로 수용할 수 없는 발언들이었다.

게다가 하메네이는 공개 대중 연설에서 협상 파기까지 염두에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레드라인'(금지선)까지 거론했다.

그러나 하메네이는 동시에 핵협상에 유연한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의회에서 이란 핵협상 팀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가 의회 의원들 앞에서 핵협상 팀에 대한 지지를 보인 것은 협상단 대표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에게 크게 힘을 실어 준 계기가 됐다.

한달 전인 지난 4월에는 하메네이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핵협상 타결을 위한 비밀 서신을 주고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 핵협상 자체도 2년 전 하메네이의 연설이 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란 핵협상이 본격화한 2013년 9월 하메네이는 "외교에서 절절한 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오래전 '영웅적 유연성'(heroic flexibility)으로 기술된 사실을 믿는다. 어떤 경우엔 유연성이 긍정적이며 매우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이후 '영웅적 유연성'이라는 구절은 핵협상의 키워드이자, 서방과 협상에 반대하는 강경 보수파의 공세를 막는 이란 정부의 방패가 됐다.

하메네이가 지금까지 서방에 단호한 태도를 보인 것 역시 핵협상에 반대하는 이란 내 강경파의 압박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핵협상 과정에서 하메네이의 역할을 조명하며 "하메네이가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조심스러운 지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세계위기그룹의 이란 수석분석가인 알리 바에즈는 "하메네이는 협상 타결의 문을 열어두고 있었다"며 "레드라인의 설정은 이란이 약자의 처지에 있지 않다는 것을 열강들에 보여주려고 한 신호"라고 로이터에 말했다.

하메네이는 '이슬람혁명의 아버지'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1989년 서거한 이후 지금까지 26년 간 최고 지도자 직을 유지해 왔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대통령 인준 해임권, 군사령관 임명권 등을 보유한 이란의 명실상부한 최고 권력자여서 하메네이의 최종 결정 없이는 핵협상 타결도 이뤄질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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