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금야금' 7년간 회사 냉장고 150대 빼돌린 배송기사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자신이 근무하던 냉장고 도매업체의 업소용 냉장고를 훔친 혐의(상습절도)로 박모(48)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씨로부터 냉장고들을 사들인 냉장고 판매업자 이모(57)씨 등 4명도 상습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업체에서 배송기사로 근무하던 박씨는 2007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156차례에 걸쳐 인적이 뜸한 새벽 시간대에 회사 창고에 진열된 업소용 냉장고들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훔친 냉장고의 정확한 수량을 파악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40∼150대를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금액으로는 2억9천500여만원 어치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박씨가 오랜 기간 야금야금 100대가 넘는 냉장고를 빼돌렸지만 업체 측에서 알아차리지 못한 것은 박씨가 배송 업무와 함께 냉장고 재고를 점검하는 일을 했기 때문이다.
그가 냉장고를 팔아 치운 곳도 이 업체의 정식 거래업체들이었다.
박씨의 회사 거래업체 대표인 이씨 등은 박씨로부터 100∼200만원짜리 냉장고를 30∼40% 싸게 구입한 뒤 되팔아 이득을 취했다.
7년 이상 이어진 박씨의 범행은 그가 '새벽에도 물건을 나른다'고 말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동료 배송기사가 업체에 알리면서 들통났다.
박씨는 범행으로 마련한 돈을 도박에 탕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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