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아름다운 존재…문학으로 편들고 싶다"

편집부 / 2015-07-13 14:46:30
사계절 1318문고 시리즈 100권 '세븐틴 세븐틴' 출간

"청소년은 아름다운 존재…문학으로 편들고 싶다"

사계절 1318문고 시리즈 100권 '세븐틴 세븐틴' 출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사계절출판사 청소년문학 시리즈 '사계절 1318문고'가 100권을 출간했다.

1997년 4월 미리암 프레슬러 장편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로 시작한 사계절 1318문고는 올해로 19년째 청소년을 위한 장·단편을 꾸준히 출간해 왔다.

100권째 책 '세븐틴 세븐틴'은 청소년문학 작가에게 주는 사계절문학상의 역대 대상 수상자 8명의 단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사계절문학상은 2002년 제정돼 14년째 운영 중이지만 대상이 나온 해는 8번뿐이다.

'세븐틴 세븐틴'에 참여한 역대 대상 수상자 이옥수(2회), 신여랑(4회), 김해원(6회), 박지리(8회), 이송현(9회), 홍명진(10회), 김선희(11회), 최상희(12회)를 13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카페에서 만났다.

이들은 애초 시리즈 100권을 기념하는 긍정적인 의미에 맞춰 건강하고 밝은 10대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자는 데 뜻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지나면서 계획이 수정됐다.

김해원은 "지금은 청소년에게 글로 뭔가로 말하기 참 어려운 시대, 어른으로서 뭔가를 해줄 수 없는 세상이 됐다"며 "작품을 쓰면서 책이, 문학이 아이들에게 뭘 해줄 수 있는지 고심했다"고 말했다.

홍명진은 "세월호 참사를 지나면서 청소년소설을 더는 못 쓰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고 그걸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만들어내지 못한 부채감이 계속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록작 '집으로 가는 길' 끝에 덧붙인 작가의 말에 "한 편의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반성하게 된다. 바다에서 별이 된 친구들을 생각하며!"라고 썼다.

이송현은 "분량이 짧은 단편이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쓸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시작했는데 어떤 작업보다 힘들고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록작 '턱'에서 여고생 주인공이 외모에 집착하는 취업준비생 언니를 따라 성형외과에 갔다가 오히려 자기 턱이 기형적으로 자라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사회에서 괴로워하는 '턱'의 주인공처럼 소설집에는 가족, 친구, 꿈, 자존감 등 삶에서 중요한 뭔가를 상실한 인물이 등장한다.

우울함을 폭식으로 달래다 교복에 천을 덧대 늘려 입기 시작한 여고생(박지리 '세븐틴 세븐틴'), 오토바이를 훔쳐 타다 사고를 내 낯선 노인의 집에서 봉사를 하게 된 남학생(최상희 '이구아나'), 매일 소주 심부름을 시킨 아버지 품을 떠나 고모네로, 큰아버지네로 계속 거처를 옮겨야 했던 예비 수험생(신여랑 '현수의 집').

뭔가 결핍돼 있고 고민에 빠진 이 청소년들은 끝까지 절망하지 않고 견뎌내며, 결국 희망을 본다.

청소년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은 평소 강연 등을 통해 청소년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 말에 귀 기울인다. 작가들은 모두 청소년을 '문제 있는' 존재가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존재로 봐주기를 바랐다.

이옥수는 "학교에서 학생과 대화하다 보면 '정말 우리 편이 되어주는 어른이 있군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아이들도 대화를 원한다는 것, 소통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어른들이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원은 "지금 한국의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가장 해줘야 할 것은 그들을 믿어주는 것"이라며 "어른들이 생각하는 만큼 걱정스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 그들의 아름다움을 봐주는 자세가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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