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교수협 이용구 총장 불신임…"새 총장 선임하라"(종합)
학교 측 "법적 구속력 없다"…교수협 "학자로서의 명예 달린 일"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중앙대 교수협의회가 이용구 총장을 불신임한 내용의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재단에 총장 해임을 요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불신임 투표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이 총장이 물러나고 새 총장이 선임될지는 미지수다.
교수협의회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6∼12일 이용구 총장 신임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 대상 880명 중 547명(62.16%)이 참여한 가운데 514명(93.97%)이 불신임 했다"고 밝혔다.
교협은 "이 총장이 '학부 학사 구조 선진화계획' 추진을 주도해 학내 갈등을 일으키고 이사장과 재단의 비민주적 학교 운영을 수수방관해 왔다"며 "이로 인해 초래된 중앙대의 위기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요구해 왔다.
이에 따라 이용구 총장은 중앙대 역사상 처음으로 교수들의 불신임을 당한 총장이 됐다.
교협은 "오늘부터 이용구 교수를 중앙대 총장으로 인정하지 않음을 선언한다"며 "교수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이 남아있다면 자리에 연연하는 구차함을 보이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불신임을 통해 교수들은 더는 이사장이나 학교법인의 하수인을 총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학교법인이 짜놓은 구도에 따라 총장이 수행해 온 분열정책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단이 즉각 총장을 해임하고 민주적인 총장 선출 방식에 따라 신임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교협이 내건 신임 총장의 조건은 ▲ 높은 학문적 역량을 지닐 것 ▲ 교육자로서 도덕성과 인품을 갖출 것 ▲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인물일 것 ▲ 학문공동체를 민주적으로 운영할 능력과 의식을 가진 인물일 것 등이다.
이강석 교수협의회장은 "94%의 구성원이 신임하지 않는다고 천명했는데 총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불신임에도 물러나지 않는다면 법적 책임을 묻는 것까지 고려 중이나 학자로서의 최소한의 명예를 갖고 자진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교협의 투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면서도 이 총장의 향후 거취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중앙대 본부 관계자는 "학문 간 벽을 낮추고 학생들에게 전공선택권을 폭넓게 준 학부교육 선진화 방안이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반문하고 "대학교수들이 변화와 개혁에 얼마나 크게 저항하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밝혀 시각차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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