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오늘> 영화 '괴물'의 소재가 된 맥팔랜드 사건
(서울=연합뉴스) 탄소(C)가 포함된 물질이 불완전 연소할 때 만들어지는 포름알데히드(HCHO)는 자연 상태에서도 생길 수 있다. 검찰이 1998년 통조림에 포름알데히드를 ㎏당 0.02∼0.19㎎ 첨가한 혐의로 통조림 제조업자를 기소한 것은 이 같은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통조림 제조업체는 줄줄이 파산한 뒤에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포름알데히드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어서 식품에 첨가하면 안 된다. 가격이 싸고 다른 화학물질과 쉽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서 건축자재에 널리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는 새집증후군의 주된 원인 물질이기도 하다.
2000년 7월13일 환경단체 녹색연합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맥팔랜드 사건'의 경우 사용된 포름알데히드의 양이 어마어마했다. 녹색연합은 "주한미군이 2000년 2월9일 용산 부대 영안실에서 시체를 방부 처리하는 데 쓰이는 포르말린(포름알데히드 35∼37% 수용액) 475㎖ 480병(20상자)을 정화처리하지 않은 채 한강에 무단방류했다"고 폭로했다.
영안실의 부책임자였던 앨버트 L. 맥팔랜드 씨는 주한미군 군무원 김모씨가 "서울의 주요 식수원인 한강에 암과 출산장애를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 용액을 그대로 버릴 수 없다"고 거부하자 "내가 시키는 대로 하란 말이야. 너 바보 아니냐?"고 강압했다. 군무원의 제보로 포름알데히드 무단방류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뒤 맥팔랜드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내세워 한국에서 재판을 받기를 거부하다 사건 폭로 5년 만인 2005년에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송강호 주연의 영화 '괴물'은 한강에 포르말린이 무단 방류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봉준호 감독은 "고질라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것에서 만들어졌듯, 괴물은 맥팔랜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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