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브릭스·SCO 결속 강화로 서방 견제 노선 다져

편집부 / 2015-07-12 23:21:30
브릭스 개발은행 창설, 상하이협력기구 확대 등 통해 세력 과시
△ 우파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정상들(앞줄) 정부 대표단.

푸틴, 브릭스·SCO 결속 강화로 서방 견제 노선 다져

브릭스 개발은행 창설, 상하이협력기구 확대 등 통해 세력 과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브릭스(BRICS)와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비(非)서방권 국제기구 회원국들과의 결속을 통해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려는 의지를 과시했다.

러시아는 지난 8~10일 중부 도시 우파에서 BRICS와 SCO 정상회의를 잇따라 개최하며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시도가 성공할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미국과 유럽을 향해 던졌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모임인 BRICS 정상들은 우파 회의에서 자본금 2천억 달러 규모의 역내 금융기구인 '신개발은행'과 '위기대응기금'(외화 비축 풀) 창설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2016년부터 회원국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제재로 서방 금융 시장 접근이 어려워진 러시아가 앞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경제난이 더 악화할 경우 기댈 수 있는 '금고'가 생긴 셈이다.

BRICS 정상들은 또 이번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란 핵문제, 시리아 분쟁 등 국제 현안들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러시아의 반(反)서방적 대외 정책 노선을 상당 정도 반영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국제 문제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격화할 경우 BRICS 회원국들이 러시아 편에 설 것임을 시사하는 합의다.





BRICS 정상회의에 뒤이어 열린 SCO 정상회의는 그동안 참관국 지위에 머물던 인도와 파키스탄을 정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절차를 개시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문서에 서명했다. 두 나라는 내년 SCO 정상회의에서 완전한 회원국 지위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화 파트너였던 벨라루스는 참관국으로 승격됐으며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캄보디아, 네팔 등이 새롭게 대화 파트너 지위를 획득했다.

지금까지는 인도, 파키스탄, 이란, 아프가니스탄, 몽골 등이 참관국으로 벨라루스, 터키, 스리랑카 등은 대화 파트너로 SCO 활동에 참여해 왔다.

2001년 중국과 러시아 주도로 설립된 안보·경제 협력체인 SCO가 회원국을 추가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은 설립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현재 SCO에는 러시아, 중국 외에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입하면 SCO는 세계 인구(약 71억 명)의 40% 이상(약 30억 명)을 아우르는 거대한 조직으로 발전하게 된다. 핵 보유국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가세하면 기구 내 핵 보유국도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해 4개국으로 늘어난다.

모스크바국제관계대(MGIMO) 국제연구소의 문명간 협력센터 소장 베니아민 포포프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SCO 가입은 국제 관계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 사건"이라며 "2개 핵보유국이 SCO에 가세함으로써 기구가 명실 공히 거대한 정치적 무게를 가진 유라시아 대륙의 안보·경제 협의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포프는 "인도와 파키스탄은 점점 더 미국의 영향권에서 멀어지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미국과 유럽이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면서 누군가가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군사 개입이나 제재·협박 등의 수단을 사용해 왔지만 이제 지구상의 세력 균형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파 정상회의 기간 중 BRICS와 SCO 회원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도 적극적으로 개최하며 결속을 다졌다.

특히 근년 들어 유례없는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선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권 경제공동체 유라시아경제연합(EEU)과 중국이 창설을 추진중인 '실크로드 경제권'의 연계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하는 등 전략적 협력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기로 했다.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도 러시아를 비롯한 BRICS 및 SCO 회원국들과의 협력 강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러시아와 중국이 이끄는 비서방 연합전선이 두 기구를 중심으로 한층 굳건해질 전망이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WEEKLY HOT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