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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찬홈 파도 몰아치는 해운대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12일 북상하는 제9호 태풍 '찬홈(CHAN-HOM)'의 영향으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면서 수영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2015.7.12 ccho@yna.co.kr |
태풍 '찬홈' 제주에 피해내고 북상…오늘밤 중부지방 최대 고비(종합2보)
국내선 항공편 대거 결항…중부지방에는 모처럼 '단비'
(전국종합=연합뉴스) 제9호 태풍 '찬홈'의 북상으로 12일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전역이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제주와 남부지역에 강한 비바람이 불었다.
항공기 결항이 속출했고, 제주에는 뱃길도 끊겼다. 이밖에도 가로수와 신호등이 넘어지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지만 다행히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랜 가뭄에 시달리던 중부지방에는 모처럼 단비가 내리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은 이날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에 많은 비가 예상돼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제주 산간 1천405㎜…침수·낙석 등 피해
이날 오후 10시 현재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대부분 지역에서 이날 낮까지 호우특보가 유지되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
한때 호우경보가 내려진 제주에는 산간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 무려 1천405.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고 진달래밭에도 1천59.0㎜의 비가 내려 이틀째 입산이 통제됐다.
전남 대부분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고 영암에는 지난 11일부터 170㎜이 넘는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일부 농경지가 침수되기도 했다.
순천과 곡성 등지에서는 과수원 125㏊에 걸쳐 낙과 피해를 봤다.
이날 낮까지 11개 시·군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경남의 경우 특히 지리산에 348㎜의 많은 비가 내렸다.
폭우 탓에 산청군 금서면 자혜마을에서는 오전 9시 50분께 마을과 인접한 산으로부터 호박만한 크기의 돌 여러 개가 떨어져 내렸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이 곧 제거 완료됐다.
앞서 오전 8시 50분께는 산청군 금서면 특리의 한 국가지원지방도에서 길이 45m, 높이 1m의 법면 일부가 유실됐지만, 군청 측이 덤프트럭 등을 동원, 차량 통행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했다.
◇ 강풍 피해도 속출
강풍특보는 제주·부산·울산·경남·전남·전북·충남·경기·인천 등지에서 여전히 발효 중이다.
이날 제주지역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1.1m에 달해 공사장 안전펜스, 천막, 광고탑, 가로수 등이 잇달아 넘어져 관계 당국이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0m에 이른 전남 해남, 영암, 목포에서도 가로수와 신호등이 잇달아 넘어지는 피해를 봤다.
부산시 사상구에서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0.2m의 강한 바람이 몰아치는 바람에 오전 10시 10분께 한 호텔 7층 옥상에 있는 홍보용 철제 구조물이 추락, 호텔 앞 인도에 주차된 승용차 2대를 덮치기도 했다.
비슷한 시간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앞바다에서는 서프보드를 타던 김모(17·여)양이 높은 파도에 휩쓸리는 바람에 제트스키를 타고 긴급 출동한 수상구조대원에게 구조됐다.
또 오후 4시 50분께는 북구 덕천동의 하수관 정비 공사장에서 바람에 날린 안전펜스에 근처에 있던 차량 5대가 파손됐다.
강풍경보가 내려진 경남 통영시 용남면 삼화리 인근 항포구에서는 오후 2시 40분께 0.94t 정박 어선 1척이 전복돼, 해경이 부잔교(뜬다리부두)에 결박조치 했다.
이밖에도 창원에서는 오후 4시부터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20건 넘게 접수됐다.
남해군 남면, 고성군 상리면, 창원시 사파동·동읍 등 곳곳에서는 태풍으로 정전이 발생, 한전이 긴급 복구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 항공기 결항 속출, 뱃길 끊겨
태풍의 영향으로 김포공항 등 전국 주요 공항의 국내선 항공편이 대거 결항됐다.
김포공항에서는 12일 오후 4시까지 도착 68편, 출발 70편 등 총 138편이 결항됐다. 태풍 때문에 강한 비와 돌풍이 불면서 제주공항, 여수공항, 광주공항, 무안공항, 사천공항 등에 강풍특보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강풍으로 제주국제공항에서 이·착륙하려던 항공기 425편 가운데 104편이 결항해 관광객 2천여 명의 발이 묶였다.
강풍주의보가 내려진 부산에서도 강한 바람 때문에 오전 일찍부터 김해국제공항을 이용하려던 항공기 130편(국내선 92편, 국제선 38편)이 결항했다.
울산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선 항공기 12편도 모두 결항했다. 제주공항의 경우 윈드시어(난기류) 특보도 내려졌다.
하지만 태풍 찬홈이 제주도를 벗어나면서 오후 들어 차차 운항이 재개됐다. 오후 1시께 제주항공, 이스타,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 등 저가항공사들이 운항을 재개했고 오후 3시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도 운항이 재개됐다.
김포공항 관계자는 "기상 상황은 지역별로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운항이 재개됐다고 해도 결항은 늘어날 수 있다"면서 "여객기를 이용할 계획이 있는 승객들은 항공사에 문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로 국제선 노선을 운항하는 인천공항의 경우 태풍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결항이 2편 있지만 상대방 국가의 기상 때문이었다.
전남 목포, 부산 등지를 오가는 여객선과 가파도·마라도 등 부속 섬을 다니는 도항선 운항은 모두 통제됐다.
◇ 중부지방에 단비…해갈에 도움될까
오랜 가뭄에 시달린 경기도에도 12일 지역에 따라 10∼20㎜ 안팎의 비가 내렸다.
경기도 관계자는 "비가 남부 지방에 비해 적게 내려 경기북부 지역 소규모 하천은 대부분 비가 내리는 지금도 말라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비가 해갈에 도움이 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우량이 예상보다는 적지만 이날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에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보여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극심한 가뭄에 시달린 강원도에는 오후 10시 현재 누적 강수량이 3.5∼82.5㎜를 기록했다. 소양강댐의 수위는 전날과 같은 152.8m로 26.3%의 저수율에 불과하지만, 이번 비로 수위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태풍 찬홈이 중국에 상륙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서해로 방향을 틀면서 우리나라에 예상보다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
특히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에 중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가뭄해갈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는 13일 밤까지 영서지역에 30∼80㎜(많은 곳은 120㎜ 이상), 영동지역 10∼40㎜의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를 반기고 있다.
(변지철 설승은 전승현 박영서 최재훈 류수현 김용태 민영규 김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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