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위태로운 시리자'…현지언론들 분열에 주목
긴축안 표결 강경파 이탈, 연정 붕괴 가능성 제기
(아테네=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할지를 결정하는 12일(현지시간) 그리스 신문들에 실린 만평들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분열에 주목했다.
지난 10일 3차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전제 조건인 긴축 프로그램 이행을 위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의회 표결에서 시리자 내 강경파가 이탈해 시리자 주도 연립정부 붕괴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을 그렸다.
최대 일간 타 네아의 12일자 만평은 협상안을 둘러싸고 내분에 휩싸인 시리자의 위태로운 형국을 묘사했다.
치프라스 총리가 등에 맨 쪽배에 탄 시리자의 제 세력 대표 가운데 한 명은 "선장(치프라스 총리), 우리는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에겐 (칼) 마르크스의 가호가 있다"며 치프라스를 옹호한다.
반면 뒤에 탄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부장관과 조이 콘스탄토풀루 국회의장은 "이것은 구걸이 아니라 프로그램이다" "EU가 그리스를 내치려 한다"고 치프라스를 다그친다.
유력지인 일간 카티메리니 만평 역시 '민주주의 내 민주주의'라는 제목으로 시리자의 위태로운 분열을 그렸다.
시리자 내 세력 대표들이 회동한 자리에서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 국민들 61.3%가 원했다. 그런데 왜 물어보느냐"고 설득하지만, 그의 말을 듣는 사람들은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긴축안 관련 법안 표결에서 라파자니스 장관이 이끄는 시리자 내 강경파인 '좌파 연대'(Left Platform) 계열 의원은 40명 가운에 17명이 총리를 지지하지 않았다. 2명은 반대, 8명은 기권, 7명은 투표에 불참했다.
시리자는 이들 의원 17명을 출당시켜야 할 상황으로, 연정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 부닥쳤다.
시리자는 지난 1월 총선에서 149석을 얻었고 의석수가 13석인 독립그리스인당(ANEL)과 연정을 구성해 전체 의석(300석)의 과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17명이 모두 탈당한다면 145석으로 줄어 시리자 주도 연정이 무너질 수 있다.
일간 비마는 이 날짜 만평에서 유로존이 그리스 정부가 제안한 협상안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했다.
아버지가 "이제야 잘 돼가고 있어! 우리 살 수도 있을 것 같아! 와우!"라고 환호하자 어머니가 "어디서 그래?"라고 묻는다.
아들은 "(독일 재무장관인 볼프강) 쇼이블레 얼굴에서"라고 답한다.
유로존 정상들이 이 가족의 예상대로 그리스와 구제금융 협상을 재개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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