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 대결'에도 부시·클린턴 전 대통령은 화기애애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의 차기 대선이 '클린턴-부시' 가문의 대결로 흐르면서 두 집안의 대선 주자 간에는 난타전이 시작됐지만, 이미 대통령을 지낸 두 가문의 인사들은 더없이 느긋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만났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조지 W 부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댈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무대 위에 나란히 앉는 일이 벌어졌으나, 덕담이 오갔다고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형이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남편이다.
마침 이 날은 부시 전 주지사와 클린턴 전 장관이 근로시간을 주제로 트위터에서 논쟁하며 사실상 대선 레이스에서 처음 충돌한 날이어서 묘한 대비를 이뤘다.
부시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을 꺾고 1992년 대선에서 당선된 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준 데 감사를 나타냈다.
그는 "그들은 우정을 나눌 수 있게 됐다. 아마 여러분은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하고 싶겠지만, 빌이 매우 너그러웠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출간된 아버지에 대한 전기인 '41:내 아버지의 초상화'로 화제를 옮긴 부시 전 대통령은 "겸손한 승리자가 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나는 그들의 관계가 매우 유익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거듭 치켜세웠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언론이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내면서 두 가문 간 긴장을 키웠고, 이것이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줬다고 지적했다.
부시 전 주지사와 클린턴 전 장관은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을 '젭'과 '힐러리'라는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요구하면서 대선이 가문의 대결로 흐르는 것을 피하려 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자신의 집안을 지지해온 인맥과 기부자들에게 의존하게 될 것 같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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