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악명'의 팔마솔라교소도서 '희망' 메시지 전해(종합)

편집부 / 2015-07-11 00:48:17
교도관들에 "존엄성 회복시키되 모욕을 주지는 말라" 조언
△ 10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하는 볼리비아 팔마솔라 교도소 인근에 교황의 실물 크기 사진이 내걸렸다.(AP=연합뉴스)

교황 '악명'의 팔마솔라교소도서 '희망' 메시지 전해(종합)

교도관들에 "존엄성 회복시키되 모욕을 주지는 말라" 조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0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산타 크루스 외곽의 악명 높은 팔마솔라 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했다.

교황은 재소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면서 그들이 교도소 내에 겪는 인권 유린의 실상을 귀담아들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교황은 재소자들에게 "고통과 파멸은 우리의 마음을 이기적으로 만들고 충돌을 가져오게 하지만, 동포애를 발휘할 기회를 만드는 능력이 우리에게는 있다"며 "남을 돕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신 앞에 서 있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용서를 경험했다. 수많은 죄악으로부터 용서를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은 교도관들에게도 "그들을 좌절시키지 말고 일으켜 세우는 것이 당신들의 임무다. 존엄성을 회복시키되 모욕을 주지는 말고 용기를 북돋워주되 고난을 짊어지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에콰도르와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 남미 3개국 순방에 나선 프란치스코 교황은 팔마솔라 교도소 방문을 끝으로 볼리비아 일정을 마치고 파라과이로 향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하고 나서 재소자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교황은 성(聖) 목요일 전날 예수가 제자들의 발을 씻어준 세족식 행사를 재소자를 대상으로 두 번이나 행한 적도 있다.

팔마솔라 교도소는 중남미 지역의 열악한 교도소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정원을 훨씬 초과하는 재소자들로 북적대 수감 환경은 최악이고 재소자 관리를 힘이 센 재소자들이 하는가 하면 살인과 마약 거래 등 온갖 불법이 횡행하는 그야말로 치외법권 지대다.

팔마솔라는 정원이 800명이지만 수감자는 5천 명 안팎에 달하고, 10명 중 8명은 미결수다.

교도소 내부 장악은 중범죄를 저지른 무기 징역 수들이 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가는 순간 안에서 '생존하는 일'은 전적으로 수감자 자신의 몫이다.

교도관의 역할은 주로 수감자와 면회를 오는 사람들에게 '돈을 뜯는' 일이다.

이 교도소에 1년6개월간 갇혀 있다가 수사 당국에 고문을 당한 사실이 드러나 석방된 미국의 한 사업가는 팔마솔라의 실상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발했다.



교도소 내에서 비교적 신변이 안전하게 보장되는 독방을 구하려면 1천 달러의 권리금을 내야하고, 매월 300달러를 '월세'로 지불해야 한다.

돈이 있으면 독방은 물론이고 청소와 케이블TV, 에어컨, 인터넷 서비스까지 누릴 수 있다.

휴대전화나 마약류, 음식은 돈만 있으면 쉽게 반입할 수 있다.

내부에서 거래되는 조그마한 코카인 한 봉지는 생수 한 병보다 싸다.

2013년 8월에는 독방 운영 등의 이권을 둘러싸고 재소자 조직 간 유혈 충돌이 발생해 칼 등 흉기와 프로판 가스를 이용한 화염방사기까지 동원되면서 36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한 살배기 아이도 있었다.

미국인 사업가는 자신이 갇혀 있는 동안 암으로 사망한 환자가 5명이었으나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사망할 때까지 방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2004년 2월 이 교도소에 갇혀 있던 미결수 2명은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재판을 빨리 받을 수 있게 해달라면서 못으로 십자가에 박히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를 벌이는 재소자들의 손에 못이 박히는 장면은 제보를 받고 달려온 현지 방송사들에 의해 생생히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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