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전사자 한상국씨 부인 "상사 추서, 13년 걸렸네요"

편집부 / 2015-07-10 18:13:06
"많이 늦었지만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제2연평해전 전사자 한상국씨 부인 "상사 추서, 13년 걸렸네요"

"많이 늦었지만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꼭 13년 걸렸네요. 상국씨한테 축하한다는 말 제일 먼저하고 싶어요."

10일 제2연평해전 전사자인 고(故) 한상국 중사의 계급을 상사로 높이는 추서 진급이 이뤄졌다는 소식을 접한 부인 김한나(41)씨를 근무지인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도서관에서 만났다.

그는 "이제 제 할일은 다 끝났다"며 소감을 전했다.





해군은 이날 제2함대사령부의 추서 진급 건의에 따라 고 한상국 중사의 상사 추서 진급을 승인했다.

이번 결정은 해군본부 전공사망심사위원회가 고 한상국 상사의 전사일을 제2연평해전 당일인 2002년 6월 29일에서 그의 시신을 인양한 같은 해 8월 9일로 변경한 데 따른 것이다.

한 중사는 중사 진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전투가 발생하면서 '실종자'로 처리돼 진급이 취소됐고, 추후에 당초 진급 예정이었던 중사로 추서됐다.

그러나 유족들은 중사 진급 예정자였던 점을 들어 그의 상사 진급 추서를 계속 요구해왔다.

"중사 진급했을 때 그렇게 좋아했거든요. 많이 늦었지만 (상사 추서 진급)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상국씨한테도 부모님께도 이제야 조금 면이 서네요"

김씨는 지난 13년의 회한과 슬픔이 교차하는 듯 미소 띤 얼굴과 달리 눈동자는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고 조금이라도 남편의 명예를 찾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계급 하나 바꾸는 데 13년이 걸렸다"면서 "그래도 그때와 달리 지금은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옳은 일은 반드시 순차적으로라도 해야 한다"며 "전투 중 희생됐는데 순직자로 처리되고 말이 안되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을 위한 예우는 옳은 일이고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씨는 남편의 상사 계급 추서에 앞서 지난 6일자로 8급 공무원으로 승진해 겹경사를 맞았다.

재작년 7월 기능직 공무원(9급)으로 광주시에 채용된 지 2년 만이다.

김씨는 "이달 초부터 다음 아고라에 남편의 상사 진급 추서를 바라는 청원운동이 시작됐는데 며칠 만에 1천명 넘게 서명하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며 "그동안 도와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망일자 변경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되면 대전 현충원을 찾아 남편에게 그동안 못했던 얘기를 다 들려주고 올 생각이라는김씨의 입가엔 그날을 떠올리는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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