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그리스의 긴축반대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후 아테네 의사당 앞에서 열린 환영 집회.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그리스 위기> 남유럽국들 동병상련은 못할망정…
"우리도 그리스만큼 긴축 고통 겪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달라"<블룸버그>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그리스처럼 구제금융과 긴축 프로그램을 시행했던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현 그리스 위기에서 그리스를 동정하기보다는 '그리스도 우리처럼 긴축의 쓴 약을 삼켜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의 경우, 그리스에 대한 자국 은행들의 채권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 이들 국가들이 자신들도 그리스만큼의 긴축을 견뎌야 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그리스와 함께 유로존의 '변방국가'들로 분류되는 이들 네 나라가 지난 6년간 겪은 재정 긴축을 계량화한 결과를 제시하면서 "그리스도 자신들과 똑같은 재정긴축을 견뎌내야 한다고 이들 네 나라는 말하지만, 그리스는 이미 이들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긴축을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지난 2009년 구조적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8%였는데 지출삭감과 세금인상으로 GDP의 2% 흑자를 냄으로써 20% 포인트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아일랜드의 적자 개선폭은 9% 포인트,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7% 포인트였다.
그리스는 처음부터 구조적 적자가 가장 큰 나라였던 만큼 최대의 조정이 필요했던 게 당연하지만, 자신들도 그리스와 같은 긴축을 견뎌야 했다는 주장은 별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들 네 나라가 그동안 평안했다는 것은 아니다. GDP만 봐도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는 지난 2008년에 비해 여전히 가난한 상태다.
그러나 그리스 경제는 당시에 비해 23.6%나 쪼그라들어, 미국 경제가 대공황 시절 정점에 비해 30% 위축됐던 것에 버금간다.
스페인 등의 고통이 그리스만큼 심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느낄 만한 사정은 있다. 이들 나라의 실업률이 긴축 이전 수준에 비해 2배 이상 치솟은 채 내려올 줄 모르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2013년까지 그리스보다 높았고, 지금도 그리스보다 낮기는 하지만 비슷한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긴축 실시 후에도 인구의 4분의 1이 일자리를 못 찾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리스 채무 탕감을 위한 연대가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이 간다"고 말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