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으로부터 미얀마 초등생 구하라'…코이카 특명
한국건강관리협회, 양곤 3개 지역서 3년간 박멸 작전 전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기생충으로 건강을 위협받는 미얀마 초등학생을 구하는 데 한국 정부와 민간단체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미얀마 옛 수도인 양곤 인근 3개 지역에서 81개 초등학교 학생 7만 3천50명을 대상으로 기생충 박멸 등 건강 증진 사업을 펼쳤다.
한국건강관리협회(KAHP)는 미얀마 국립보건연구소(NHL)의 협력을 받아 총 예산이 3억6천만 원 규모에 이르는 '미얀마 초등학생 건강 증진 사업'을 전개했다.
코이카는 기생충 검사실 및 학교 보건실의 장비와 기자재, 건강 증진 활동 사업비, 기생충 관리와 학교 보건 역량 강화 및 학생 건강생활 실천을 위한 보건교육 사업비 등을 지원했다.
KAHP는 △보건의료사업단 파견 △기생충 관리 및 학교 보건 역량 강화 교육 수행 △기생충 감염률 확인을 위한 현장 조사 △건강생활 실천 설문조사 △기생충 관리 및 학교 보건 전문기술 전수 등을 진행했다.
KAHP 보건의료사업단은 지난달 21일부터 9일간 현지를 방문했다. KAHP 부회장인 채종일 서울대 의대 교수 등 전문가 3명과 기생충 검사 전문요원 4명으로 사업단을 꾸려 3개 사업 지역(흘라잉따야구, 사우스 다곤, 노스 다곤)의 10개 학교 초등생 1천254명과 인근 지역 주민 932명을 대상으로 기생충 감염률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학생 32.2%, 주민 24.1%가 회충과 편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요충 검사에서는 44.0%가 이미 감염됐고, 22.0%는 빈혈 증세를 보였다.
KAHP 조한익 회장은 "지난 2월 사업 지역 내 81개교 학생 7만 3천50명에게 구충약을 투여했는데도 이번에 감염률이 높게 나타난 것은 재감염으로 판단된다"면서 "사업단은 학생들의 안전한 식수 공급을 위해 5개 학교에 정수시설을 지원하는 동시에 개인위생 및 환경 개선, 구충제 정기 복용 등 기생충 질환을 예방할 수 있도록 보건교육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KAHP는 NHL 기생충 검사실에 검사 장비 5종 6대와 빈혈치료제 및 소모품 등을 기증했다. 학교 보건실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비만도 측정기 10대, 구강 교육을 위한 치아·칫솔 모형 등을 제공했다.
코이카는 미얀마 초등생들을 기생충의 위협에서 구하기 위해 내년부터 3년간 4억여 원을 투입해 KAHP와 함께 2차 건강증진 사업을 펼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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