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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루무치=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신장자치구 우루무치의 토우툰허(頭屯河)지구에 개발중인 경제기술개발지구 모형. 2015. 6.24. inishmore@yna.co.kr |
<신실크로드 中신장> ①'일대일로'로 두근대는 대륙의 심장
성립 60주년 맞아 '유라시아 중심' 꿈꾸는 신장위구르자치구를 가다
※<편집자 주> 연합뉴스는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정부가 자치구 성립 6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내외신 기자 취재 프로그램인 '신장행'(新疆行)에 한국 언론사로는 유일하게 참여했습니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된 이 행사를 통해 둘러본 신장의 현황을 '일대일로'(一帶一路) 등 경제협력구상과 환경, 소수민족 문제 등을 중심으로 4편에 걸쳐 조명합니다.
(우루무치<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일대일로는 신장에 다시 없을 최고의 기회를 가져다줄 겁니다."
중국의 서북쪽 끝에 자리한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자치구.
타는 듯한 햇살 아래 펼쳐진 광막한 사막과 초원, 산줄기 곳곳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로 술렁대며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으로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신장은 중국인의 시각에서는 이민족이 사는 변방의 땅으로 오랫동안 역사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던 곳이다.
'새로운 경계지역 영토'라는 의미의 신장이라는 명칭도 청나라가 1759년 이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고 나서 붙인 것이고, 현재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성립도 신중국 건국(1949년) 6년 뒤인 1955년 10월에 이르러서였다.
최근 30여년간 중국이 개혁개방으로 G2(주요 2개국)로 부상한 동안에도 신장은 동부연해 지역보다 낙후하고 저개발된 곳이자 위구르족 분리독립 세력과의 갈등이라는 '폭탄'을 안은 험지로 남아있다.
그런 신장이 중국의 일대일로를 계기로 이제는 중원의 주변부가 아니라 대륙의 심장부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중이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9월 제안한 것으로 고대 동서 교역로인 실크로드를 따라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과 주변 해역 등 40억 인구가 사는 광범위한 지역을 아우르는 신(新) 경제협력 구상이다.
옛 실크로드의 길목에 자리한 신장은 육상의 실크로드 경제지대와 해상의 21세기 해상 실크로드 등 양대 축으로 추진되는 일대일로의 핵심 거점지역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2000년부터 진행해온 서부대개발 때부터 들썩이기 시작한 이 지역의 개발 붐은 실크로드 경제지대 추진에 힘입어 또 한차례 큰 동력을 얻은 듯했다.
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와 창지(昌吉), 투루판(吐魯番), 아러타이(阿勒泰), 커라마이(克拉瑪依), 베이툰(北屯), 타청(塔城) 등 신장 북부 지역을 다니는 동안 곳곳에서 마주친 대형 공사현장에서 직접적으로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우루무치 시내에는 고층건물 건설 현장이 즐비했고 터우툰허(頭屯河)지구에는 480㎢ 규모 부지에 새 고속철도역과 다국적 기업체 공장 등 각종 산업 인프라가 들어서는 경제기술개발지구 개발이 한창이었다.
우루무치 시내를 벗어나서도 도로나 다리를 새로 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고 아러타이나 베이툰 등 일부 도시는 신시가지 개발에 나섰다. 자치구 전체가 흡사 거대한 공사장 같았다.
이처럼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신장에 대해 '신장행'(新疆行) 취재 프로그램의 통역과 안내를 담당한 우루무치 출신 왕천웨(王辰月·25)는 "당장 5년 전의 우루무치만 해도 지금의 모습과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신장은 이렇게 건설되는 인프라들은 발판으로 중앙아시아, 중동,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거점으로 거듭나려는 야심 찬 계획들을 차근차근 실현해 나가고 있다.
우루무치를 카자흐스탄과 러시아 등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경제·무역의 중심지로 육성하려는 목적으로 중국 당국이 공을 들이는 중국-유라시아 엑스포(CEE)나 그와 연계해 올해 8월 처음 열리는 유라시아 상품무역 엑스포(EACT EXPO) 등이 그 예다.
유라시아 상품무역 엑스포는 특히 '실크로드 비즈니스 플랫폼 건설과 아시아와 유럽 산업계의 호혜협력 발전'을 주제로 열린다고 리징위앤(李靜援) CEE 사무국장은 강조했다.
산업계 현장에서도 일대일로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묻어났다.
1998년 우루무치에서 설립돼 중국 최대이자 세계 3위권 풍력발전 터빈 생산업체로 성장한 진펑(金風·Goldwind)은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로의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양쉐쥔(陽學君) 진펑 신장지사 사장은 "그동안 중앙아시아는 지리적으로 가까운데도 유럽과 호주, 남미보다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작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며 "일대일로로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화물차와 특수 운반차량 등을 생산하는 산시자동차(陝汽·산치)그룹은 2008∼2009년 신장과 중앙아시아 쪽 연간 수요가 1만대 안팎으로 급증하자 2011년 우루무치에 연간 생산량 1만5천대 규모의 공장을 건립하고 이듬해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이후 2년간 30% 매출 신장을 기록한 산치 신장지사는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과 러시아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를 노리고 카자흐스탄에 조립라인 건립을 추진중이다.
커셴즈(柯賢志) 산치 신장지사 부지사장은 "지난해는 러시아 루블화 가치 하락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일대일로 관련 프로젝트들이 본궤도에 오르면 해외 수요는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장은 농업분야에서도 '신 실크로드'를 통한 중앙아시아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
우루무치 인근 창지에 있는 국가농업단지(NAST)가 그 교두보 중 하나다. NAST에서는 면화와 밀, 버섯, 꽃 등 농작물과 종자 등의 생산 및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지난해 이곳에서 중앙아시아로의 수출된 농산품은 모두 1천477만달러(168억원) 어치로 전년대비 4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같은 기간 신장 전체 농산물 수출액도 32억7천만위안(6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3.2% 늘어났고 수출 상대국은 역시 대부분 중앙아시아지역었다.
국가농업단지 관리위원회 부회장 바오전싱(鮑振興)은 "국내 농산물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일대일로는 신장 농업에 일생일대의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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