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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뚝서 내려오는 차광호씨 (칠곡=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해고 근로자 차광호(46)씨가 8일 오후 경북 칠곡군 스타케미칼내 굴뚝 위에서 내려오고 있다. 차씨는 45m 높이의 공장 굴뚝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408일 동안 농성을 벌였다. 2015.7.8 psykims@yna.co.kr |
'고공농성' 해고근로자 408일만에 굴뚝서 내려왔다(종합)
국내 최장기 기록…경찰, 병원서 건강검진후 체포영장 집행
(칠곡=연합뉴스) 박순기 김선형 기자 = 높이 45m의 공장 굴뚝에서 408일간 농성을 벌여온 해고 근로자가 굴뚝에서 내려왔다.
해고 근로자 차광호(46)씨는 8일 오후 7시 30분께 경북 칠곡군 석적읍 중리 스타케미칼(폴리에스테르 원사 제조업체) 굴뚝에서 농성을 풀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차씨는 작년 5월 27일부터 해고 근로자의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그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고공농성 309일보다 99일이 많은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
그는 이날 내려오기 직전 크레인을 타고 굴뚝 위에 올라온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을 잠시 만났다.
이어 확성기를 이용해 정문 밖에 모인 금속노조원 700여명에게 3분간 발언을 했다.
그는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작년 농성 한 달 만에 장모님이 말기암 판정을 받았고, 지난 3월에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희망이 없다며 농성을 포기하라고 했지만 버텼다. 노동자들이 자본과 싸워 이겨내자"고 말했다.
또 크레인을 타고 내려오면서 "우리 사회는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정의롭고 바른길을 가야 사회가 변할 수 있다.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지상으로 내려온 그는 미리 대기 중이던 어머니와 포옹한 뒤 아내의 눈물을 닦아줬다.
경찰은 미리 준비한 구급차에 차씨를 태워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건강검진을 한 뒤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차씨는 당초 이날 오후 2시께 내려올 예정이었으나 노조와 경찰의 견해 차이로 5시간여 늦게 내려왔다.
한때 금속노조 노조원 700여명이 정문 밖에서 경찰 6개 중대와 대치해 긴장감이 일기도 했다.
경찰이 뒤늦게 경찰차가 아닌 구급차 이송을 요구한 노조의 입장을 받아들이고 노조 지도부와의 짧은 만남을 허락했다.
지난 6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와 스타케미칼 모회사인 스타플렉스는 해고자 11명을 모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즉 스타플렉스가 올해 설립하는 법인에 해고근로자 11명을 고용하고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소송·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했다.
스타케미칼은 2010년 옛 한국합섬을 인수한 뒤 폴리에스테르 원사 공장을 가동하다가 2013년 1월 폐업한 뒤 희망퇴직(228명 신청) 거부자들을 해고했다. 해고자 28명 중 11명이 복직 투쟁을 벌여왔다.
대구지법 김천지원은 지난 3월 스타케미칼의 업무방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고 공장 안에서 농성하는 조합원 1인당 하루 50만원씩 회사에 지급하라고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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