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그렉시트시 독일 손실액 110조원"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7일(현지시간) 유럽정상회의에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막기 위한 합의에 실패한다면 독일은 어느 정도 손실을 보게 될까.
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면 입을 손실 추산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나리오별로 차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독일 정부에 자문하는 Ifo경제연구소는 독일의 그리스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880억 유로(약 110조원)로 추산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906억 유로(약 113조원)로 보고 있다.
독일은 그리스의 최대 채권국이다. 하지만, 독일은 높은 세입 덕에 재정이 넉넉한 데다 그리스 채권의 만기도 한참 남았기 때문에 그리스가 파산상태에 처하더라도 별 탈이 없을 것이라고 경제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리스 디폴트시 입을 손실에 대한 두려움이 오히려 빠른 합의 도출을 위한 인센티브가 되는 다른 유로존 국가들의 형편과는 대조적이다.
S&P의 분석가 모리츠 크라머는 "독일은 세금 또는 지출을 조절하는 것 없이 3천억 유로의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독일 정부 당국자는 "오는 20일이 그리스의 유럽중앙은행(ECB) 국채 상환일로, 그리스가 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는 결정적인 날이지만, 이 때문에 서둘러서 무리한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독일은 그리스의 디폴트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독일의 내성은 메르켈 총리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협상에 임할 때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요인이기도 하지만, 합의안을 도출할 경우 독일 의회 통과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디폴트에 빠지는 것이 세 번째 구제금융보다 독일에 더 적은 손실을 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요르그 크라머 코메르츠방크 경제분석가는 "잠재적 손실은 고통스럽겠지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