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게 최선 다할 것"
"가족과 생이별했어도 격려메시지가 많은 힘 됐다"(종합)
'집중관리 해제' 강동성심병원 173번 환자 진료 이은미 간호사
의료진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게 최선 다할 것"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이보배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된 서울 강동성심병원이 7일 오전부터 정상진료를 시작하면서 병원을 찾는 시민들의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강동성심병원은 173번 환자가 지난달 17∼22일 머물렀던 곳으로 메르스 집단 발병이 우려되던 곳이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3일부터 이 병원의 외래와 입원, 수술, 면회를 중단하고 환자와 접촉자를 파악해 통제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메르스 환자가 나오지 않자 6일 자정을 기해 이 병원을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했다.
173번 환자가 처음 임시진료소를 방문했을 때 진료했던 이은미(51·여) 간호사는 "이 환자가 메르스 발병 병원에 다녀왔다는 말도 안하고 방문 당시 열도 없어서 나중에 이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자 병원이 발칵 뒤집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간호사는 "특히 그동안 병원이 메르스 발병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이 환자가 슈퍼전파자니, 삼성병원에 이어 제2의 진원지가 될 거라는 보도들을 보면서 직원 모두가 허탈하고 힘이 쭉 빠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2주 동안 격리돼 아이 둘과 남편을 친척집으로 보내 생이별하고 혼자 지냈다"며 "그동안 병원 직원들과 환자들의 격려 메시지가 많은 힘이 됐는데 오늘 개원해서 너무 좋고 환호성이라도 지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된 첫날, 병원 곳곳에는 '강동성심병원은 믿을 수 있습니다. 환경검체 검사 결과 병원 전체 메르스 미검출, 확진자 0명'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붙어 있었다.
병원 측은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정문 앞에서 마스크를 나눠주고 세정제를 손에 뿌려줬다. 또 방문목적과 체온 등을 작성하게 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께는 병원 방문객이 10여 명 정도로 다소 한산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방문객들이 늘어났다. 10시께는 병원 내 1, 2층 수납창구에 각 20∼30여 명의 환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접수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방문객 수가 메르스 확산 전에 비해 아직은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7개월 된 아기가 눈을 다쳐서 내원했다는 최모(28·여)씨는 "걱정이 아예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강동구의 큰 병원들이 통제된 상황에서 이 병원은 집중관리에서 해제됐으니 안심하고 방문해도 된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고 말했다.
뇌경색과 당뇨를 앓고 있다는 박모(60·여)씨는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가 됐다고는 하지만 만성질환을 갖고 있어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생기는 불편이 줄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2주 만에 환자를 맞는 직원들도 개원을 반기는 기색이 역력했다.
병원 내 사회복지사인 오원희(41·여)씨는 "처음 확진자가 나왔을 때 저희도 무섭고 환자분께 죄송했지만 메르스를 꼭 이겨내라고 병원에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했다"며 "긴장을 놓지는 못하겠지만 다시 진료 시작해서 설레고 기쁘다"고 말했다.
신운건 소화기내과 교수는 "아파도 이 지역에서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다보니 그동안 환자분들이 불편하셨을 것"이라며 "아직 메르스 종식이 되지 않아 진료받는데 열도 재고 기록도 하는 등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안심하고 진료받으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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