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눈의 황홀·무서운 공주들

편집부 / 2015-07-07 11:16:48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신간> 눈의 황홀·무서운 공주들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 눈의 황홀 = "그 자체로 '오브제'인 책."

그래픽 디자이너 마쓰다 유키마사(松田行正)는 책의 내용뿐 아니라 '비주얼'을 중시한다. 비주얼 문화사의 전반을 아우르는 이 책은 480점의 삽화, 사진을 곁들였을 뿐 아니라 책의 여백 또한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책은 2008년 출판된 양장본의 보급판으로, 기존 양장본은 이미 절판됐다. 각 쪽마다 문장이 끝나도록 읽기 쉽게 배려한 점이 눈길을 끈다. 또 책 페이지 끝에 그림을 넣어 앞쪽에서 펼쳐보이거나 뒤쪽에서 펼쳐보일 때 다른 인물의 그림이 나오도록 제본했다. 인물의 '눈'을 통해 시각을 달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픈 의도를 담았다.

창조는 어디서 오는가? 마쓰다는 추상화가 등장하게 된 계기에 주목한다. 우리가 폭넓게 응용해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개념과 형태, 방법들의 기원을 탐구했다. '쌍' 혹은 대비의 관념, 속도와 움직임이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에 미치는 영향, 원근법과 깊이감의 발견, 추상 표현의 시작 등의 분석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미지의 진화를 이해하는 기반이 된다.

악마의 무늬라고 생각해서 유럽의 중세 이전에는 배격됐던 '스트라이프.' 반면 황량한 사막 기후에 속한 중동권에서는 눈에 띄어야 하는 필요에 의해 애용되었다고 한다. 다시 유럽으로 건너가게 된 스트라이프는 초기에 인테리어용으로 사용되다가 하인들의 의복으로 옮겨갔다. 이는 하인들이 눈에 띄지 않기를 원하는 주인들의 의도에 따른 변화였다.

저자는 이같이 다양한 시각적 이미지들의 기원을 꼼꼼히 추적한다. 미술과 건축, 언어, 역사, 문장, 음악,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를 종횡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며 발상의 전환을 촉발한다.

송태욱 옮김. 368쪽. 1만9천800원.





▲ 무서운 공주들 = 로맨틱 판타지로 끊임없이 재생산되어온 공주의 삶. 그러나 역사속 공주의 삶은 그렇게 아름답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해보인다. 실제 역사속의 공주들 중 지나치게 비범한 삶을 살았던 동서고금의 공주들 30명의 이야기를 엮었다.

수천명을 학살했다는 10세기 키예프공국의 올가 공주, 나치 스파이로 활동한 스테파니 폰 호엔로헤, 피부 관리를 위해 생고기 마스크팩을 했다는 19세기 오스트리아 공주 엘리자베트 등 동화책에서 보기는 어려워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때로는 악하다고도, 문란하고도 할 수 있는 행각을 벌인 이들에 대해 저자는 선악 구별보다는 살아 숨쉬는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저자인 린다 로드리게스 맥로비는 미국의 저널리스트로, 영매술과 공포 등 기이한 주제들을 취재해왔다. 방송작가 출신 번역가 노지양씨가 읽기 쉬운 우리말로 옮겼다.

이봄. 484쪽. 2만2천원.





▲ 마지막에는 사랑이 온다 = 문화평론가이자 독립영화 감독인 박상미씨가 공지영, 김창완, 박범신, 임순례, 이외수 등 각 분야에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해온 19명의 인물들을 만나 나눈 주간지 연재 인터뷰들을 발췌하고 다듬어 엮었다.

오로지 쓰기 위해 읽고 쓰기 위해 산다는 소설가 박상률, 마음 깊숙이 결핍의 이야기를 펼쳐보이는 소설가 이외수, 연습벌레인 성악가 연광철, 장애를 딛고 새 삶을 개척하는 가수 강원래 등 우리 시대 인물들이 고민해온 모색과 실천의 길을 함께 나누며 성찰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해냄. 314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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