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암대회 개폐막식 무대 연출하는 캐나다 한인 1.5세

편집부 / 2015-07-07 11:22:37
장희용 감독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도 꾸미고 싶어"
△ 팬암대회 개폐막식 무대 연출하는 캐나다 한인 1.5세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토론토 등 캐나다 온타리오주 일대에서 41개국 49개 종목 7천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팬아메리칸게임(팬암대회)의 개·폐막식 무대 연출을 맡은 캐나다 한인 1.5세 장희용 씨(오른쪽 두 번째). 그는 팬암대회가 끝난 뒤 다음 달 7일부터 9일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장애인들의 제전인 패러팬암대회도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무대 연출을 맡았다. (캐나다 한국일보 제공)

팬암대회 개폐막식 무대 연출하는 캐나다 한인 1.5세

장희용 감독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도 꾸미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팬아메리칸게임(팬암대회)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스포츠 행사로 '미주 대륙 올림픽'이라 불린다.

올해는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토론토 등 캐나다 온타리오주 일대에서 41개국 49개 종목 7천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팬암대회는 1951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됐다. 대회가 끝나면 올림픽처럼 장애인들의 제전인 패러팬암대회가 치러진다. 오는 8월 7일부터 9일간 같은 장소에서 28개국 1천608명의 장애인이 참가해 기량을 겨룬다.

올해 팬암대회와 패러팬암대회의 개·폐막식 연출을 30대의 캐나다 한인 1.5세가 맡아 화제다.

주인공은 대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94년 부모와 함께 캐나다에 이민한 장희용(캐나다명 피터·32) 씨. 그는 이번 대형 스포츠 제전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면서 공연예술계에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가 하루아침에 두각을 나타낸 것은 아니다. 토론토의 요크대에서 경제학을 배우면서도 토론토 국제영화제 등 다양한 공연의 무대 연출 부문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제7대 캐나다한인대학생총연합회(KSAC) 회장으로 활약하면서 통솔력도 익혔다.

2010년에는 공연의 메카인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뉴욕주립대를 다니며 지식을 넓히는가 하면 미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한인사회의 굵직굵직한 행사인 단오제, 한가위축제, 크리스마스 뮤지컬 등을 연출했다.

스포츠 이벤트에 관한 경력도 만만치 않다. '2014 밴쿠버 캐나다풋볼리그(CFL) 그레이컵' 하프타임 공연, 'U-20(20세 이하) FIFA 월드컵' 공연 등의 무대를 성공적으로 꾸몄다.

그는 조명·음악·안무 등 모두 4명의 '세리머니 무대감독' 가운데 한 명으로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면서 한인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그가 연출하는 팬암대회 개·폐막식 무대는 10일과 26일 오후 6시 45분부터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가 생중계한다.

장 감독은 7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레이컵 무대감독을 맡은 인연으로 이번에 지금까지 했던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스포츠 행사를 연출하게 됐다"며 "한국에서도 TV를 통해 아름답고 화려한 무대를 꼭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개·폐막식에 선보일 장면을 미리 말해 달라고 요청하자 '기밀'이라고 몇 번씩 대답을 회피하면서도 조심스럽게 기본 콘셉트와 분위기만 살짝 귀띔했다.

"캐나다는 다민족, 다문화 국가이기에 '다민족 융합'을 주제로 내세웠습니다. 물과 불과 바람 등 자연이 조화를 이루듯 다문화, 다민족이 하나로 융합하는 무대를 꾸밀 예정입니다. 각국 선수 입장부터 퇴장까지 2시간 동안의 공연이 숨 가쁘게 진행될 겁니다."

그는 이번 무대를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자신이 지닌 재능과 열정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막상 대회가 다가오니 설렘보다는 긴장감이 앞서고 아쉬움도 든다고 한다.

"모두 4개의 쇼를 준비해야 하기에 정신없이 바빠요. 지난 3월부터 쉽 없이 달려왔어요. 8일과 9일 최종 리허설을 끝내고 10일 마침내 미주대륙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공개됩니다. 긴장되고 떨립니다. 아쉬운 점도 있어요. 한인사회를 대표할 공연 문화를 참여시키지 못한 것이죠."

그는 2018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무대를 연출하고 싶은 포부도 품고 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녹여낼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캐나다와 미국에서 성장하며 여러 문화를 접했어요. 가장 매력 있는 부분만 끌어내 세계인에게 한국을 알리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팬암대회 무대 연출이 끝나면 장 감독은 공연예술계를 주름잡을 한인 차세대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공연기획사 하이퍼 크리에이티브(HYPR Inc.)를 설립하고, 한국 인디 보컬밴드 '바버레츠'를 초청해 토론토 공연을 꾸민 것도 그 이유다.

오는 8월, 9월에는 몬트리올 출신 인디 밴드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젊은 인디 아티스트가 많지만 그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아요. 앞으로 유망한 예술가들을 발굴해 소개하는 무대를 많이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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