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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시경제금융회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
<그리스 위기> 한국경제 단기 충격 불가피(종합)
소비심리 악화 우려…수출 기상도 '흐림'
(세종=연합뉴스) 이광빈 김동호 기자 = 그리스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국제 채권단의 긴축안에 반대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한국경제에 미칠 여파가 주목된다.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그렉시트(Grexit)까지 이어질 경우 유로존을 포함한 세계경제가 받을 충격의 크기에 따라 한국경제가 받을 영향의 폭도 결정될 전망이다.
6일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 국제 채권단의 채무협상안에 대한 반대가 61.3%에 달하면서 그리스 사태는 당장에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 간의 협상 결렬로 그리스가 오는 20일 만기인 유럽중앙은행(ECB)의 채무 35억 유로를 갚지 못하게 되면 그리스가 자체 통화 체제로 복귀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은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을 열어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다듬었다.
그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한국경제는 금융시장 위주로 단기적인 충격을 받겠지만, 중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판단하기 이르거나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유로존 경제에서 그리스의 경제 비중이 1.8%에 그치고 이미 시장이 충격에 대비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근 국가로 경제위기가 전이되어 유로존 성장률을 잠식하게 되면 세계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예상보다 클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인 한국이 입을 타격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 단기 불확실성 증대…국내 소비심리 악화 우려
전문가들은 아직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그렉시트로 이어지면 당장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유로존 위축현상이 세계경제로 전이돼 교역량이 줄어드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하면 한국경제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도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좀 더 커졌다"면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등으로 경기가 안 좋은데 그리스 사태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 장기적으론 부정적 영향 제한적일 듯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론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어느 정도 대비해 왔다는 점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놓은 7월 경제동향에서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데다,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 국가들의 익스포저(외국 금융사가 해당국에 빌려준 돈 중 경제적 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실물경기의 심각한 위축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그리스 사태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가 2011년 그리스 채무위기로 촉발된 유럽의 재정위기 당시보다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주요 은행의 대 한국 익스포저는 유럽재정위기 당시 1천675억2천만 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1천174억4천만 달러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 가운데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등 남유럽계 은행의 한국에 대한 익스포저는 같은 기간에 25억5천만 달러에서 11억3천만 달러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그리스 사태가 유로존으로 얼마나 전이되느냐가 문제인데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은 장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 한국 성장률 하락 가능성…수출 부진 우려
한국경제연구원은 '그렉시트의 위기와 영향' 보고서에서 그렉시트가 발생하고 충격이 1년 이상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의 실질경제성장률이 최대 2.3%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자본유출 압력도 클 것으로 한경연은 전망했다.
유출되는 해외자본 규모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인 약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여건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와 그리스와의 교역 규모가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의 0.1%에 불과하지만, 유로존이 경기침체에 빠지면 유로존에 대한 수출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유로존 위기로 유로화의 가치가 더 하락하면 한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지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그리스 디폴트 시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증감률이 1.4%포인트 하락하고, 그렉시트까지 더해지면 하락폭은 7.3%포인트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조호정 연구위원은 "유로존이 계속 안정화되지 못한 상태로 갈 수 있다"면서 "유로화 약세가 커지면 수출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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