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7·7사변' 기념일 열기 고조…시진핑 부친 시중쉰도 부각
중일전쟁 촉발 '노구교사건' 78주년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중국에서 전면적인 항일전쟁 돌입의 계기가 된 '7·7사변(노구교<盧溝橋> 사건)' 78주년을 앞두고 기념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중국 언론들이 최근 7·7 사변에 관한 기사를 잇따라 게재하면서 분위기 띄위기에 나선 가운데 당일인 7일에는 베이징시 노구교 인근의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에서 대규모 기념행사가 열린다.
78주년인 올해는 이른바 '꺾어지는 해'(끝자리 숫자가 0이나 5인 해)는 아니지만 제2차 세계대전과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이기 때문에 과거에 비해 기념행사의 규모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왕스밍(王世明)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항일전쟁 돌입 78주년은 7월 7일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에서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2차대전)을 기념하는 전시회 개막식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해 7월 7일 77주년 행사에 참석,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바 있어 올해 기념행사에 참석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7·7사변'은 중국 노구교 인근에 주둔한 일본군이 1937년 7월7일 밤 "중국이 사격을 가했다"는 이유를 들어 노구교 지역 점령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중일전쟁을 촉발한 것을 뜻한다.
중국은 이 사건을 중국 인민이 전면적 항전에 돌입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7·7사변 기념일은 오는 9월 3일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을 앞두고 열리는 것이어서 대일 역사 공세의 수위를 높인다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만주사변이 터진 9월 18일, 대만 광복 70주년인 10월 25일, 난징(南京)대학살이 일어난 12월 13일 등 각종 항일전쟁 기념일에도 대대적인 활동을 거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대일 '역사 총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중국은 전방위적인 '일제만행 알리기'의 일환으로서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대일 과거사 공세 수위를 높여 왔다.
최근 충칭(重慶)대공습의 참상을 담은 기록 영상을 비롯한 일제의 만행이 담긴 새로운 사료들을 속속 공개하는가 하면 난징대학살 참상과 역사적 교훈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용 교재 보급, 유적지와 관련 건물 보수 등의 조치를 취해 온 것이다.
7·7사변 기념일을 맞아 시진핑 주석의 부친인 시중쉰(習仲勳) 전 부총리도 중국 언론을 통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신경보는 이날 노구교 인근의 항일전쟁기념관을 탄생시킨 산파 역할을 한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념관 개관에 시중쉰 전 부총리가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1979년부터 10년 가까이 직접 발로 뛰며 기념관을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궈징싱(郭景興·88)옹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1980년대 지도자들이 노구교를 직접 참관했다고 전하면서 "시중쉰, 후차오무(胡喬木) 등 중앙 지도자들이 직접 지시를 내려 항전기념관을 건립하는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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