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 만리장성 넘어라> ②위생기준에 막힌 김치·삼계탕

편집부 / 2015-07-06 06:00:19


<한국식품 만리장성 넘어라> ②위생기준에 막힌 김치·삼계탕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지속적으로 중국 수출 가능성을 타진해왔지만 번번이 위생기준 문제로 막히더군요"

국내 대표 김치 전문 생산업체 '대상FNF 종가집' 관계자는 가장 가깝고 큰 중국 수출 실적이 '제로(0)'인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중국 수출과 관련한 비(非)관세 장벽을 말할 때 대표적 사례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우리의 고유 음식인 '김치'다. 현재 종가집 뿐 아니라 국내 어느 업체의 생김치도 중국 땅을 밟은 적이 없다. 중국 수출이 가능한 것은 볶음 김치류뿐이다.

김치의 중국 수출길을 막고 있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핵심은 바로 수입 김치에 대한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위생기준 문제다.

중국은 김치에 대해 자국의 절임채소(파오차이;泡菜) 기준을 그대로 준용, 대장균군이 100g당 30마리를 넘지 않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대장균군은 사람·동물의 장 속에 사는 대장균과 비슷한 균을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 꼭 분변 등에 오염되지 않더라도 물·흙 등 자연계에도 존재한다.

따라서 생채소와 양념으로 만든 뒤 발효시키는 한국산 김치가 현행 중국 위생기준을 넘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파오차이의 경우 소금·고추 등을 넣은 양념을 한 번 끓여서 사용하는데다 여기에 배추 등을 넣고 밀봉해 숙성시키기 때문에 대장균군의 수가 적을수 밖에 없다. 반면 김치는 흙에서 난 배추와 양념 등을 익히지 않고 바로 버무려 발효시키기 때문에 갓 담은 '생김치' 상태에서는 대장균군이 상당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김치가 익을수록 유산균도 늘고 산도도 높아짐에따라 대장균군은 자연스럽게 거의 사라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정부는 중국측에 김치에 대한 위생기준을 따로 마련해주거나 아니면 현행 파오차이와 똑같이 적용하는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해왔다. 중국도 지난 7월 서울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언제 김치 수출길이 뚫릴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대상FNF 종가집 관계자는 "앞으로 김치에 대한 위생기준이 완화된다면 중국 김치 시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품질 좋은 한국 김치의 맛을 중국 대륙에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삼계탕도 아직 중국 진출에 성공하지 못한 대표적 한국 식품이다.

현재 중국은 한국내 닭·오리 등 가금류의 조류인플루엔자(AI) 유행 전력을 근거로 한국산 가금 및 가금 생산물에 대한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삼계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삼계탕은 고온에서 가열해 익힌 식품이기 때문에, AI 관련 보건·위생적 위험과는 사실상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게 우리 정부와 업계의 입장이다.

한국무역협회 비관세장벽협의회는 "한국 삼계탕에 대한 중국 정부의 수입허용절차(수입위험평가)가 현재 진행 중이나 중국 측의 절차 진행 속도가 느리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인삼·홍삼류의 중국 수출길도 험난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초 국내 유명 인삼·홍삼업체의 숙취해소음료 중국 수출을 추진하던 대행업체는 사업 자체를 아예 포기했다.

이 업체 대표는 "현지 또 다른 업체를 통해 알아보니 인삼 성분이 좀 들어있다고 중국 내에서 인증을 받는데 1년 6개월 이상이 걸린다고 하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더구나 1년이 훌쩍 넘는 이 인증 기간 성분 구성이나 라벨링(제품표시)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없어야하고 제품이 만약 업그레이드 될 경우 아예 별도의 인증을 다시 받아야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에도 인삼이 재배되고 있어 자국 삼 보호 차원에서 통관·검역 등을 통해 수입을 통제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에서 6년근 인삼류는 단순 식품이 아니라 의약품이나 보건식품으로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인기있는 인삼 제품을 바로 수출하기가 어려운 구조"라며 "현지 등록에 제품별에 따라 2년 가까이 걸릴 수도 있고 많은 비용도 필요하기 때문에 수출 판로를 뚫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인삼·홍삼 제품의 우수성은 이미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인기가 많다. 하지만 현지에 수입된 한국 제품이 많지 않아 중국인인들이 해외 직구(직접구매)나 한국 직접 방문을 통해 인삼·홍삼 제품을 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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