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 궁지 벗어나…한일 정상회담 발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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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추천한 23개 산업 시설이 5일 세계유산에 등재되자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주민들이 시즈오카(靜岡)현 이즈노쿠니(伊豆の國)시에서 미리 준비한 축하용 소품을 터뜨리면서 환호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
일본, 세계유산 등재 결정에 환호·안도
아베 "기쁘게 생각한다" 외무상 "징용 문제는 완전 해결" 기존입장 강조
"아베 정권 궁지 벗어나…한일 정상회담 발판으로"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조선인 강제 노역 시설을 포함한 일본 내 23개 산업시설이 5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일본에서는 환호와 안도의 반응이 동시에 나왔다.
교도통신과 NHK 등 일본 언론은 5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이 추천한 시설의 세계유산 등재를 결정하자 긴급 뉴스를 쏟아냈다.
원래 전날 예정돼 있던 심사가 하루 연기되고 한국이 추천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먼저 등재되자 일본 내에서 표결이나 결정 연기로 갈 수 있다는 초조함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의 합의로 등재가 성사되자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등재 결정 후 "마음으로부터 기쁘게 생각한다. 선인들의 위업을 전하는 이 멋진 유산의 보전과 다음 세대 계승을 위한 결의를 새롭게 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기자들에게 "등록을 확실하게 하려고 한계점까지 조정을 했다. 등록이 결정된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고 말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그는 등재 결정 과정에서 강제 노역 사실이 반영된 것을 의식했는지 "징용의 문제는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기존 일본 정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산업 시설을 보유한 각 지자체에서는 환호성이 넘쳤다.
미에쓰(三重津)해군소 유적이 있는 일본 사가(佐賀)현은 도심의 건물에서 세계유산위원회의 회의를 중계했으며 등재 결정에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나가사키시의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가 무인도가 되기 전에 그곳에서 살았던 사카모토 도토쿠(坂本道德·61) 씨는 "등록으로 관광객이 늘겠지만 가혹한 환경에서 섬 주민이 도우며 생활했던 역사를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세계유산에 전력을 다해 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으로서는 등재 결정이 내려짐으로써 궁지에서 벗어나게 됐으며 이번 일을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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