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년 마라톤' 한림원 원탁토론회…100회 고지 눈앞
1996년 2월 첫 개최…전문가들 '과학기술 현안' 해법 모색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림원)'이 열어온 원탁 토론회가 올해로 20년째를 맞으면서 개최 횟수도 무려 100회를 눈앞에 두게 됐다.
과학기술계 석학들을 회원으로 둔 한림원은 1996년 과학기술 현안에 대한 제언을 목표로 각계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토론회를 열기로 했고, 그해 2월 22일 학교 현장의 과학 교육을 주제로 첫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김영삼 정부가 교육개혁 핵심 과제로 과학교육 강화를 내세우면서 대중의 관심은 학교 현장의 과학교육에 쏠렸고, 한림원의 첫 토론회 주제도 자연스럽게 초·중등 과학교육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는 쪽에 맞춰졌다.
그간 한림원이 열어온 토론회 주제들을 보면 지난 20년간 한국 과학기술계의 중심에 섰던 '핫이슈'가 과연 어떤 내용들이었는지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 개혁 문제는 1996년 한림원 토론회에서 이미 집중 논의됐던 사안. 그해 1월 토론회에서는 '정부출연연구소의 역할과 기능'을 주제로 출연연의 개혁 방향을 다룬 바 있다.
경제위기 한파가 몰아쳤던 1998년 1월 토론회에서는 과학기술로 국가 위기극복의 해법을 찾는 자리가 마련됐고, 나노기술(NT)·바이오기술(BT) 등 첨단 과학기술이 미래 먹거리로 떠올랐던 2002년 7월에는 '첨단기술 실현을 위한 산업화 대책'이 토론회 주제로 등장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로 촉발된 '광우병' 사태 때는 한림원의 토론회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문제를 검증하는 자리로 활용됐다.
당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발병 가능성을 놓고 의견이 워낙 엇갈리는 상황이어서 전문가들이 과학에 근거해 견해를 내놓은 한림원 토론회는 주목을 받았다.
연간 몇 차례씩 이어져 왔던 토론회는 작년부터 개최 횟수가 크게 늘어났고, 다루는 주제도 과학기술이 관련된 분야라면 어느 것이든 그 대상에 올랐다.
인재교육을 위한 융합과학기술, 재해·재난예방에 필요한 과학기술, 과학기술을 활용한 전통 발효 식품 육성안, 국가안보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등이 지난해 토론회에서 논의됐던 내용들이다.
올해는 반복되는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예방책을 시작으로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에 따른 과학·수학 수능개혁, 최근 국내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큰 상처를 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예방 대책이 논의됐다.
이달 3일 열린 제92차 토론회에서는 '정부 연구개발(R&D) 혁신방안 현황과 과제'가 다뤄졌다.
한림원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논의된 결과물은 '한림원의 목소리'라는 정책 제언 자료로 만들어져 대외적으로 공표된다"며 "2008년 광우병 관련 토론회 때는 국민의 많은 관심을 받을 정도로 토론회 열기가 뜨거웠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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