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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 고려, 13세기, 영국박물관 ⓒThe Trustees of the British Museum |
명품 한국미술을 한자리에…리움 '세밀가귀'展
국보·보물 47점 포함 140여점…고려 나전·해외 소장작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삼성미술관 리움이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 화려함과 정교함을 보여주는 한국미술을 한자리에 모아 새롭게 조명하는 '세밀가귀 細密可貴: 한국미술의 품격'전을 열고 있다.
전시 제목의 '세밀가귀'는 12세기 고려 미술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1123년)에서 인용했다.
고려 인종 때 중국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방문한 서긍은 고려 나전을 일컬어 세밀함이 뛰어나 가히 귀하다 할 수 있다고 평했다.
이번 전시는 금속공예, 나전, 회화, 불교미술 등 여러 분야 국보 21점, 보물 26점을 포함 140여점으로 한국미술의 품격을 보여준다.
서울 나들이를 하는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 금동대향로'(국보 287호)를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공주박물관, 간송미술관, 호림박물관, 동국대학교박물관 등 국내 19개 기관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해외에선 보스턴미술관, 영국박물관, 암스테르담국립미술관, 도쿄국립박물관 등 21개 소장처에서 대여한 작품들을 전시한다고 리움은 설명한다.
전 세계에 17점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아 희귀한 고려 나전 8점을 위한 특별공간을 마련해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 나전을 조망한다.
고려시대에 만개해 조선으로 이어진 나전의 세밀함을 살펴볼 수 있다고 리움은 부연한다.
전시작 중 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독일 함부르크미술공예박물관), 칠보산도병(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동경계회도(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은 국내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전시한다.
전시는 제작 기법을 중심으로 세 부분으로 나뉜다.
'文 문양: 정교함의 극치, 화려함의 정수' 부분에선 우리 공예에 나타난 다채로운 기법과 정교함을 다시 한번 조명한다.
금관(국보 138호), 금동 수정감장 촛대(국보 174호), 나전 단화금수문 거울(국보 140호), 나전 국당초문 경전함(영국박물관) 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形 형태: 손으로 빚어낸 섬세한 아름다움'에선 치밀한 형태미를 보여주는 금속공예품과 불보살상을 보여준다.
금동 보살 좌상(일본 사가현 중요문화재), 금동 대세지보살 좌상(보물 1047호), 금동 관음보살 좌상(국립중앙박물관) 등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描 묘사: 붓으로 이룬 세밀함' 부분은 붓으로 섬세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고려불화, 조선시대 철화·청화백자, 사실적 묘사가 잘 나타난 회화 등으로 구성했다.
청화백자 매죽문 호(국보 219호), 원각경 변상도(미국 보스턴미술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번 전시작 가운데 8개 작품은 대여 일정으로 인해 전시 기간이 각각 다르다.
리움은 소장 학자의 최신 연구성과를 들을 수 있는 학술세미나와 전시 강연을 개최하며 전통 공예기법인 상감, 은입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전시는 9월13일까지다. 문의 ☎ 02-2014-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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