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경제성장 헛수고 가능성…'시지푸스 바위' 처럼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7년만에 이룬 그리스의 플러스 경제성장이 시지푸스의 헛수고가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구제금융 협상이 벽에 부딪히면서 예금 인출 제한을 포함한 자본 규제 조치가 도입된 여파로 관광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에 미칠 악영향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2009년 정권 교체로 정부의 숨겨진 채무가 노출됐고 그 후 정부 재정 운영에 대한 불신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으며 몇 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부진이 계속되던 그리스 경제는 유럽연합(EU) 등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겨우 실질 경제 성장률이 0.8% 증가했다. 7년만에 겨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EU는 올해 그리스의 성장률을 당초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구제금융을 협의하던 5월 들어 0.5%로 낮췄다. 여기에 자본 규제라는 예기치 않은 사태가 겹친 것이다.
그리스의 베타 증권사의 트레이더인 타키스 자마니스는 니혼게아자이 신문에 규제가 길어지면 올해 그리스의 경제성장률은 1.5∼3%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그리스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3%로 잡은 바 있다.
하루 현금 인출 한도를 60유로로 묶어놓은 자본 규제 조치에 대해 그리스 관광업계는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다. 관광산업은 그리스 경제의 주요 수입원으로, 관련산업을 포함하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아테네의 한 건설회사는 1일로 예정된 급여 송금을 하지 못했다. 은행이 휴무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보유자금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급여 지불을 연기하는 사례도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그리스의 수출입에도 영향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하면서 "그리스 경제는 외부로부터 분리돼 버렸다"는 한탄도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리스 최대의 피레우스 항구에서 선박 부품를 판매하는 한 업체는 해외 송금 제한으로 독일을 포함한 거래처에서 제품을 조달할 수 없게 됐다. 재고는 10일 정도가 지나면 고갈될 형편이라는 것이다.
현지 신문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무역협회는 지난 1일 긴급 회의에서 "앞으로 몇 주 안에 수출은 7%, 수입은 28%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그리스의 GDP는 분식 재정이 발각되기 이전인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5% 감소했다. S&P의 계산으로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할 경우에는 GDP규모는 향후 2년 안으로 25%가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