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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테네에서 2일(현지시간) ATM에서 120유로를 인출한 영수증과 커피전문점에서 결제한 신용카드 영수증 |
<아테네 르포> 외국인 관광객들 "아직은 관광에 큰 불편 없어"
외국인은 ATM 이용한도 제한 없고 신용카드도 사용 가능
(아테네=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여기 오기 전엔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와보니까 아직은 불편을 모르겠는데요."
사실상 '국가 부도'를 맞은 그리스의 관광업계가 타격을 받고 있지만 외국 관광객들은 별다른 불편 없이 찬란했던 고대 문명의 중심지 관광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은행 영업을 1주일간 중단하는 자본통제 조치를 전격적으로 시행했지만 외국인은 제외했다. 따라서 외국인은 현금자동출금기(ATM)에서 하루에 60유로(약 7만5천원)만 찾을 수 있도록 한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영업 중단 나흘째인 2일(현지시간)에도 아테네 도심인 바슬리시소피아 지역의 그리스 시중은행인 알파은행의 ATM에서 외국 현금카드로 120유로를 찾는 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은행들이 ATM에 언제까지 돈을 채워 넣을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시민들은 아침부터 ATM 앞에 줄을 섰다.
지난 주말 그리스가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하고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전격 발표하자 전국의 ATM 3대 중 1대 꼴로 현금이 동난 사례가 있었다.
그리스 국민이 하루 현금을 60유로만 찾을 수 있게 된 이후로 시내 식당과 술집 등에는 손님의 발길이 뚝 떨어졌다.
비잔틴박물관 인근 식당에는 점심시간에도 테이블 두어개에만 손님이 앉았다. 이 식당 주인은 "하루에 60유로밖에 못찾는데 외식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외국 관광객은 이날까지는 어렵지 않게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 ATM 건너편의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1잔을 주문하고 신용카드를 내밀었더니 점원은 거절하지 않고 카드로 결제해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인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는 자본통제 조치에 따라 처음으로 입장료를 신용카드로도 낼 수 있도록 했다.
아테네 도심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유혜숙씨는 "한국에서 신문을 보고 현지 사정이 괜찮냐고 전화를 거는 예약자들이 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답해주고 있다"며 아직 예약을 취소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산토리니 등 유명한 관광지인 도서지역도 지금까지는 관광에 불편이 없었다고 관광객들은 전했다.
전날 산토리니에서 아테네로 왔다는 한국인 대학생 유모씨는 "산토리니에서도 그렇고 아테네서도 아직은 불편을 겪지 못했다"며 선박편도 정상적으로 운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이날 그리스관광업협회(SETE)를 인용해 자본통제와 채무불이행 등에 따라 최근 호텔 예약이 하루 5만건 정도 취소되고 항공과 선박편 예약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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