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베, 미 동성결혼 합법화에 "오바마에게 청혼해야겠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류일형 특파원 =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으로 동성애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아프리카 최장수 독재자이자 반 동성애주의자로 알려진 로버트 무가베(91) 짐바브웨 대통령이 워싱턴에 가서 오바마에게 청혼하겠다고 빈정댔다고 뉴스포털 뉴스24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극단적인 반 동성애자로 알려진 무가베 대통령은 최근 국영라디오와의 인터뷰 도중 "오바마 대통령이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있고 매력적인 용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결정했다. 필요하다면 워싱턴에 가서 무릎을 꿇고 오바마에게 청혼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가베는 또 "왜 오바마가 남색을 금한 하나님의 명백한 명령을 감히 무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무가베는 이전에 "동성애자들이 지옥에 갈 것이고 동성애 취향을 가진 사람들은 돼지, 염소, 조류보다 못하다"고 말해 언론에 대서특필됐었다.
지난해 무가베 대통령은 "짐바브웨는 어린이들이 하나님이 정한 결혼제도에 대한 다른 대안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성장하도록 하지 않겠다"고 덧붙이면서 동성애는 인권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오바마에 대한 무가베의 언급은 이웃나라 모잠비크가 동성애를 처벌대상에서 제외시킨 지난달 29일 나왔다.
한편 보수적인 성향의 나이지리아에서도 최근 동성애자 인권단체가 실시한 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87%가 동성애 금지를 지지한다고 밝혀 5년전 조사 때 96% 지지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무가베는 독립 영웅으로 존경을 받는 한편, 35년간 이어진 장기독재에다 개혁을 명분으로 백인 농장주들의 토지를 빼앗아 식량난과 살인적 인플레를 초래하고 잦은 부정선거 시비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제재조치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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