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군 체험한다'…통일부 첫 병영체험 행사
특전사 소속부대서 35명 참여…3박4일 병영생활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탈북 청소년들이 직접 군부대를 찾아 각종 훈련을 받고 병영생활을 체험한다.
통일부는 이달 15일부터 18일까지 특수전사령부 소속의 한 부대에서 탈북 청소년 병영체험 프로그램을 시범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민간 차원에서의 탈북 청소년 병영체험 행사는 간혹 있었지만, 통일부가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서울 중구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고교 2·3학년 과정 17∼25세 남녀 35명이 참가한다.
이들은 3박 4일간 병영생활관 생활을 하며 밧줄 강하 훈련 등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된다.
학교 관계자는 "현행법상 탈북자도 군에 입대할 수는 있지만 어려운 환경 때문에 실제로 군대에 가는 탈북청년은 극소수"라면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가 참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탈북청소년 병영체험 프로그램을 정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프로그램은 탈북자도 병역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마련되어 눈길을 끈다.
병역법 제64조는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에서 이주해 온 사람은 원할 경우 징병검사를 받지 않고 병역 의무를 면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탈북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 규정에 따라 병역을 면제 받은 탈북민의 수도 늘고 있다.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병역이 면제된 탈북민의 수는 2012년 381명, 2013년 280명, 2014년 298명 등 최근 3년 동안 1천명에 육박한다.
지난달 중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국민통합 차원에서 탈북자 병역면제 제도를 폐지하는 등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통일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탈북자 병역 의무화 등과는 무관하게 마련된 것으로 체험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북자 정착지원의 최종 목표는 자생력 있는 민주시민의 육성이고, 그 바탕은 애국심"이라면서 "탈북 청소년들이 우리 국민으로서의 책임을 느끼고 통일한국을 이끌어갈 리더로 자라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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